일단 예술이라는 용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라틴어로 아르스(Ars)에서 유래되었으며, 현대에서 아트(Art)는 단지 물리적 기술과 관련된 용어만은 아니고 현실적 삶 속에서 경험적 지식이나 실천적 지식과 관련해서도 자주 사용되는 용어라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예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가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들에게 ‘무시케 (Mousike)’는 음악을 의미하는 뮤직의 어원이 되기 때문에 흔히 음악으로 번역하거나 이해한다. 그러나 그리스어의 무시케는 훨씬 넓은 영역을 포함한다. 무시케를 관장하는 무사여신들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딸들이다. 

과거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들의 왕 ‘제우스(Zeus)’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Mnemosyne)’ 사이에서 태어난 9명의 딸들을 무사이(Mousai)라고 불렀다. 무사이는 시문학, 음악, 무용 등의 분야를 관장하는 여신으로 인간들이 자유로운 창조적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었다. 무사이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뮤즈(Muse)를 의미한다. 뮤즈 여신들에 의해 영감을 받아 제작된 행위들은 무시케(Mousike)라고 하며, 이는 오늘날 뮤직(Music)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박물관을 의미하는 뮤지엄(Museum) 또한 뮤즈의 신전을 뜻하는 단어로부터 유래되었다.  

연주를 하고 있는 아폴론과 여신들의 모습 (라파엘 그림)
연주를 하고 있는 아폴론과 여신들의 모습 (라파엘 그림)

고대 그리스 암흑기에 음유시인들은 서사시를 암송하며 돌아다녔다. 문자가 없었던 시기에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원전 6~7세기 기록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딧세이아는 페니키아의 알파벳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그리스 문자로 기록된 것이다. 무사여신들은 서사시, 서정시, 찬가, 비극, 희극, 역사, 천문학, 춤, 노래 등을 관장한다. 무시케를 단순히 음악이라고 번역하는 것은 지나치게 협소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플라톤은 19세까지 받을 수 있는 교육으로 무시케를 제시하고 있다.  

‘포이에시스(Poiesis)’는 무엇인가를 만드는 행위를 가리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시를 짓거나 소설을 쓰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포이에시스의 동사형인 포이에인(Poiein)은 ‘만든다’라는 말이다 포이에시스는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는 <시학>에서 시를 만드는 것에만 국한하여 사용하였다. 

포이에시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서구 사상에서 시를 만드는 일에 국한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시를 만드는 사람을 ‘포이에테스’라고 하는데 여기서 현대에로 시인을 의미하는 Poet(포에트)가 나왔다.

서구 현대어의 영향으로 ‘포이에티케’가 시학으로 번역되지만 문학과 예술을 만드는 기술 또는 실천적 지식이라 하겠다. 포이에시스를 창작활동으로 번역하고 포이에티케는 창작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최소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술과 관련되어 있다. 다른 말로 이야기가 없으면 시(문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비극의 구성요소 중의 첫 번째는 영어로 플롯이고 우리말로 줄거리라 번역된다. 그리스어로 뮈토스(Mythos)는 이야기이다. 뮈토스를 현대어로 신화로 번역된다. 뮈토스는 초자연적인 원인을 가지고 설명하고 로고스는 경험적인 원인을 가지고 설명한다는 점에서 일차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미메시스(Mimesis)’는 한국어로 모방을 뜻한다. 서구 전통에서 미메시스를 예술로 가리키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미메시스 없이는 예술을 말하기 어렵다. 플라톤은 진리의 인식과 관련하여 모방을 문제 삼았다. 진지하지 않은 장난과 같은 것이다. 이와 같은 모방 행위는 지성과 감정 모두에 혼란을 일으킨다. 국가에서는 일반적 맥락에서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했다면 법률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메시스의 수단 대상, 방식 등의 세 기준에 따라 예술의 종류를 나눈다. 여기서 예술의 종류로서 시, 음악, 춤, 및 조형예술을 제시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가장 모방을 잘하는 동물로 모방을 통해 배운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별된다고 한다. 즉 인간은 모방 동물이다. 다른 동물도 모방할 수 있지만 인간이 모방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메시스의 대상이 성격, 감정, 행위라고 말한다. 현대 학자들은 미메시스에 대한 번역으로 모방이 아니라 재현으로 제안한다. 여기서 모방이란 행위로 드러나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 및 성격 등을 모방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