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근 향우가 지난 15일 재경서면향우회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지난 1월초 재경남상초동문회에서 재경서면향우회 차기회장으로 추대되기 전까지 향우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동문 선배들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혜성처럼 등장한 그를 지난 18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 보았다. 그는 디아이그룹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회장님을 모르는 향우들이 많을 텐데,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서면 작장마을에서 고(故) 박수석 아버지와 현재 고향마을에 살고 계신 곽금순(90) 어머니의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남상초, 남해종고를 졸업하고 대학은 부산외대 3학년때 중퇴했다. 어머니께서 작장마을에 계셔서 명절에는 고향을 다녀오고 있다. 서울은 1995년에 왔고, 현재 경기도 광명시에서 아내와 2녀를 두고 살고 있다.

▲재경서면향우회장으로 취임하셨다. 어렵게 수락하셨는데,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부탁드린다.

재경서면향우회가 1989년에 출범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긴 기간 동안 수많은 향우들이 수많은 사연들로 서로 부대끼며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면서 친분을 쌓고 전통을 만들어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저는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 향우회의 교류가 단절되지 않고 다음 회장단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 먼저 각 학구별 회원명부를 확인하고, 서면향우회원 명부를 작성하여 회원을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연중에 개최되는 개별 행사들을 챙겨보고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려 한다. 그렇게 하려면 소통을 늘려야 하는데 단톡방이나 밴드 등의 소통공간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 소통공간에서 고향소식이나 고향을 빛낸 인사들에 대한 사연을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우들께서도 고향을 떠나 서울까지 오셔서 기반을 잡고 향우회 활동도 활발히 하시는 것 같다. 존경스럽다.

▲명함을 보니 디아이그룹, 듀델코리아, 하나로로지스틱스가 나오는데, 어떤 회사들인가.

처음 설립한 듀델코리아가 모체이다. 아파트 경비, 청소업을 주로 하는 회사인데, 지금은 건물관리 부분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 외 필요에 따라서 회사들이 만들어져서 근무복과 시설자재 등을 취급하는 유통회사와 기계설비성능 점검을 하는 한국기계설비 등의 회사들이 있다. 디아이그룹은 이 회사들의 집합체이다.

▲매출액도 상당한 것으로 보이는데,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알려주신다면?

서울과 부산, 경기도, 세종시에 10여 개의 회사들이 있는데 각 회사들은 대표이사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듀델코리아를 비롯하여 그룹매출은 2023년도 기준 3,000억 원 정도 된다.

▲기업을 일구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 현재 기업과 관련된 일을 하시다 창업했나?

늦게까지 공직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실패를 하고 그나마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아파트 관리소장에 입문하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경비지도사’ 자격을 취득한 것이 계기가 되어 경비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것이 사업의 출발점이다. 그 뒤 청소업과 건물관리업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필요한 자재들을 취급하는 유통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각종 부대사업들이 추가되어 법인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사업을 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특별한 계기보다는 관리소장을 하면서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정도로 시작했던 것 같다. 마침 경비업에서 필요로 하는 ‘경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 그나마 시작의 첫 단추였던 것 같다. 사업의 초기에는 너무 몰라서 좌충우돌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1년, 2년 하다 보니 그나마 조금씩 배우면서 실적이 늘어나고 성장을 하지 않았나 싶다.

▲고향이나 향우회, 동문회 등 고향과 관련된 활동을 해오신 게 있나?

송구하게도 그동안 향우회 등 고향에 봉사할 수 있는 활동은 전무했다. 사업을 너무 늦게 시작했고, 또 성장과정이 힘들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듯하다. 이제라도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미력하나마 고향소식과 객지에서 성공하는 분들의 에피소드를 전하는 창구역할을 하고자 한다.

▲고향 후배들에게 한말씀 하시면?

본인은 직장인보다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주의이다. 다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거나 남이 하니까 나도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거성’이라는 말처럼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기듯이’ 내가 필요로 하는 일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향에는 누가 계신가?

고향에는 어머니, 고모, 여러 친척들이 계신다. 1년에 서너 번 다녀오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송구하다. 남해는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에 자연이 주는 풍부한 감성과 시골의 농사일들이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며 정서적인 기반이 되었다. 요즘도 굵은 비가 오면 처마 밑으로 빗물이 또옥 또옥 떨어지던 옛날 생각이 난다.

▲고향 남해를 생각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르는지, 그리고 남해가 소멸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해는 내 꿈을 일구어낸 기원이 아닐까 한다. 지금도 작장마을은 거의 예전의 정취를 보듬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 양옥집으로 바꾼 집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 자리에서 모양만 바꾼 모습이다. 골목들이 그대로이고 ‘큰 소나무’도 그대로고, 바닷가에 큰 바위도 그대로다.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아침에 거름 한 바지게 져다놓고, 소풀 한 망태 베 놓고 학교를 가고는 했었는데 새벽에 이슬이 발목에 닿는 게 너무 차가워서 싫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도 남해가 소멸하지는 않길 바라며 젊은이들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고, 풍광이 아름다우니 관광사업에 힘써 전국 제일의 관광지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박 회장은 “무슨 일이든 성공 뒤에는 그럴 만한 이유와 원칙이 몇 가지 있다. 그 공통점은 사람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다. 믿음을 얻으면 성공은 그림자처럼 뒤따라온다. 남을 배려하고, 그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을 제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박 회장은 10명의 그룹 소속사 대표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다. 그들이 실패했을 경우 너그럽게 “경영수업을 잘했으니 앞으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전진하자”고 격려해 준다. 즐겁게 일하는 가운데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경영 방식이다. 그래서 사업이 날로 번창한다고 주위에선 말하고 있다. 사업도 잘하고 재경서면향우회도 반석 위에 올려놓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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