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은 저에게 한 가지 모습으로만 다가오지 않습니다.가을 햇살은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기 저기 옮겨 다니는 듯합니다. 어떤 날은 느티나무에 또 어떤 날은 단풍나무에 내려앉았다가 또 다시 은행나무에 머물러 앉기도 합니다. 나무들은 어느새 잎을 떨구고 새로운 생명을 키우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고 서서히 번져가는 석양(夕陽)마저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계절입니다.서리 내린 풀 섶에 찾아오는 아침 햇살마냥 소리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바퀴자국은 우리의 생활에 녹아 삶이라는 무늬를 만들어 갑니다.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 - 알버트 까뮈 -가을은 온통 자연을 물들이고 우리는 지금, 가을이라는 그림 속에 살아갑니다.곁에 두고 있으면 영혼이 충만해지고 행복해지는 물건들이 한두 가지쯤 있을 것입니다.이 가을에는 잘 익은 낙엽 한 장만으로도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을 테지만,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霜降)을 지나자 어느덧 바람의 온도가 차가워지고 가슴이 뚫린 듯 허전해질 때 자꾸만 감성 소품으로 마음이 향하게 됩니다.머리가 가장 잘 담고,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은 감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부딪칠
나른한 초가을 햇살은 길게 산그늘을 드리우고, 깊어가는 자연의 색과 향은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고 또한 풍요롭게 합니다. 축복하고 싶은 일들과 행복한 기억으로 풍성한 10월.물들고 익어가는 가을날의 아름다음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마음으로 먼저 와 닿는 듯합니다. 더구나 어느새 확연히 달라진 바람의 온도는 따뜻한 공간, 따뜻한 공기, 따뜻한 마음으로 향하게 합니다. 낮 동안 곡식을 보살피며 내리 쬐던 태양도 이윽고 돌아가 서쪽 하늘에 눕고, 푸르스름한 어둠이 찬바람과 함께 사뿐히 내려앉으면 따뜻한 한 잔의 차로 지친 마음을 달래봅니다.
가을 햇살 부서지는 푸른 바다, 눈부신 하늘, 기분 좋은 바람, 맑은 공기…이 가을, 보물섬만의 로얄석에서 오롯이 누릴 수 있는 남해의 표정들입니다. 남해의 자연이 그려내는 색채의 향연은 발길 닿는 곳 그 어디든 지친 영혼을 위로해주는 힐링 스팟(Healing Spot)이 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와 함께하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기 위해 힘을 키운 것도 바로 우리 자신들이었습니다. 힘들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다 보면 머지않아
비온 뒤 고요한 숲 속 산책, 몰입할 수 있는 조조시간의 영화관람, 책방에서 읽고 싶은 책을 골라가며 읽는 것‥‥혼자일수록 편안해지고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모습들입니다.호주머니에 넣어 둔 모래알처럼 소리 없이 빠져 나가는 시간들. 코로나와 싸우며 지내 온 시간 동안 가슴 속에 묻어 둔 그리움이 하나 둘 스쳐가는 계절입니다.냉혹한 현실에서 그리움을 손꼽아 헤아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박음질하듯 힘겹게 내딛고 있는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여정에서 수많은 시간을 자신과 싸우며 한계를 이겨낸 진정한 승자입니다.힘이 들수록, 눈물 날수록, 가
햇빛이 강아지처럼 뒹굴다 가곤 했다, / 구름이 항아리 속을 기웃거리다 가곤 했다. / (중략 …) / 빨랫줄에 걸려 있던 구름들이 저의 옷들을 걷어입고 떠나가고 / 오후 세 시를 지나 / 저녁 여섯 시의 골목을 지나 / 태양이 담벼락에 걸려 있던 햇빛들마저 / 모두 거두어 가버린 어스름 저녁 / 그 집은 어디로 갔을까 / 지붕은, 굴뚝은, 다락방에 모여 쑥덕거리던 별들과 / 어머니의 슬픔이 묻은 부엌은 / 흘러 어느 하늘을 어루만지고 있을까 / 뒷짐을 지고 할머니가 걸어간 달 속에도 장독대가 있었다 /달빛에 그리움들이 발효되어 내
가을 절기가 시작되는 입추(立秋)를 맞이하고 나니 8월의 햇살이 견딜 수 있을 만큼 조금 더 너그러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정약용(1762~1836년) 선생은 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일 에서 연못에 핀 연꽃 감상 하기, 숲에서 매미 소리 듣기, 달밤에 물에 발 담그기, 비오는 날 시 짓기 등으로 지혜롭게 더위를 식혔다고 하는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해가 기울고 나니 우리를 둘러싼 자연의 모습과 향기와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이맘때
“우리의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 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는 재생의 힘이 있어 우리가 높이 있을 때는 더 위로 오를 수 있게 하고, 우리가 쓰러졌을 때에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자연의 소리가 감동으로 다가와, 새로운 하루를 위해 의미 있게 보내야 할 이유를 하나하나 새겨봅니다. 흐린 날에도 바람은 여전히 꽃과 나무를 흔들어 깨우고 자연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소중한 인연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햇빛은 달콤하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날씨만 있을 뿐이다.” - 존 러스킨장마 비가 그치고 초복을 지나고 나니 여름은 무더위에 자리를 내어주었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조용히 걸으며 7월의 대지를 에워싸고 있는 자연의 맑은 공기가 몸 속 깊숙이 스며들도록 호흡을 길게 들이켜 봅니다.이 여름, 여러분의 기억 속에는 어떤 향기로 남아 있으신가요? 까슬까슬하게 잘 말린 빨래에서 나는 기분 좋은 내음, 귀퉁이를 접어둔 오랜 시간 손떼 묻은 책 내음
초봄의 새순이 어느덧 무성해져 녹음을 만들고 드리우듯, 시간은 또 그렇게 자연의 변화를 우리에게 선물해 줍니다. 길가에 핀 한 송이 꽃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아름다운 계절과 그 꽃의 유래한 이야기와 어릴 적 꽃반지를 만들며 놀았던 추억으로. 짧은 순간이나마 쉴 새 없이 쫒기며 부대끼던 현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는 여유로 우주에 존재하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함께 되새겨 봅니다.하지(夏至는) 지났지만 낮의 길이가 긴 하절기에는 특히 건강을 잘 돌봐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잘 기울여야 오랫동
달콤한 게으름으로 시작하는 주말. 아침을 열어주는 지저귀는 새소리, 저녁노을, 나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어스름 저녁의 풀벌레 울음소리, 달빛 산책(moon walk), 이름 모를 마을의 길모퉁이에서 만난 퇴색한 추억의 낙서들… 내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입니다. 비록, 특별함이 없는 일상 속에서도, 언제나 우리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하루를 맞이하게 되는 것처럼… 그러한 소소한 감동을 마주하는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것같은 전율이 나의 몸을 타고 흔들어 놓습니다. “하루하루가 다르지만, 모든 날들
코로나19로 인하여 폭풍우처럼 휘몰아쳐 가버린 시간들이 아쉽습니다.일주일을 애써 버티며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비상구가 될 수 있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기대하며, 프랑스 자수로 의미 있는 힐링 소품을 만들어 가는 시간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의 시간도 어쩌면 예정된 인생 여정의 일부이고 그러한 고난이 있기에 흔들리면서 단단해짐으로써 삶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 합니다.바닷가에서 자란 사람은 파도 소리에 마음이 커가고, 숲속에서 자란 사람을 키운 것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