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 연설천면장
박 정 연
설천면장

코로나19로 인하여 폭풍우처럼 휘몰아쳐 가버린 시간들이 아쉽습니다.

일주일을 애써 버티며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비상구가 될 수 있기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기대하며, 프랑스 자수로 의미 있는 힐링 소품을 만들어 가는 시간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의 시간도 어쩌면 예정된 인생 여정의 일부이고 그러한 고난이 있기에 흔들리면서 단단해짐으로써 삶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듯 합니다.

바닷가에서 자란 사람은 파도 소리에 마음이 커가고, 숲속에서 자란 사람을 키운 것은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키운다고 합니다.

로즈 가방
로즈 가방

고장 난 시계처럼 흘러가는 5월. 어느새 꽃보다 싱그러운 이파리가 반겨주는 계절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삶의 트렌드는 ‘소유’에서 ‘경험’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물질적인 것을 소유하는 기쁨보다 삶의 새로운 경험을 오래도록 유지하며 그 경험이 곧, 인생의 소중한 연료가 되어 자신만의 가치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적게 소유하고 많이 경험하는 삶, 삶을 여유와 풍요로움으로 채워줄 것입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에 나오는 구절이 다시금 나의 뇌리에 자리 잡습니다.

“충만하게 즐기는 것이 삶의 목적입니다.”

해질녘 스치는 바람에 묘한 시장기 같은 영혼의 허기를 느낄 때 충만해지는 목록 중 하나인 프랑스 자수. 일상에서 활용도 높은 가방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프렌치 레드 라인(French Red Line) 햄프 린넨 위에 피어난 사랑스런 장미가 아름답습니다.

깊이 있는 색감의 캐스트온 로즈 스티치로 풍성한 장미꽃을, 목 구슬의 입체감으로 피어난 래핑 비즈 은방울꽃, 꽃송이 사이사이 은은한 트위스트 체인으로 이파리를, 마무리는 프렌치 넛으로 하고 사랑스런 아이보리 리본은 아웃라인 스티치로 어우러지게 만들었습니다. 블랑 린넨 빈티지 도일리는 허전한 가방 뒷면의 여운을 채워주고, 거친 느낌의 가죽 핸들러에는 질감이 다른 프렌치 레이스를 올려, 앙증맞은 빈티지 라벨 오브제로 마무리했더니 아, 정말 5월의 감성을 담뿍 담은 소품인 데일리 백이 탄생되었습니다.

이제 외출 준비 끝. 바삭바삭한 봄 햇살, 나를 따스하게 위로해 줄 시집과 수필집 몇 권 챙겨 봄나들이 다녀오시는 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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