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전통 해시계 ‘앙부일구(仰釜日晷)’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발굴하고 사업화 해서 전 세계로 널리 알리고자 했던 류세봉 전 남양그룹 회장의 꿈은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불잉걸처럼 꺼지지 않고 이글이글 타고 있다. 한때 5개의 휴게소, 주유소 운영과 석유·레미콘·철강 사업으로 200억 원대의 군내 업체로서 전통해시계 앙부일구 제작·선양과 전통 유물·유적 보존을 위한 아리랑 마을 조성과 아천문화관 건립 등 남해군의 문화산업 진흥에도 지대한 관심와 열정을 쏟았던 류세봉 회장은 지난 1997년 IMF 파고로 사업이 부도 나 함께
남해군은 육지와 인접한 섬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희문화들이 싹트고 전승되었다.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이고, 인구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특정 지역의 문화유산, 특히 연희문화는 상대적으로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서구 문화가 들어와 기존 문화를 구축하면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어제오늘의 상황도 아니다.문화란 물 흐르듯 변화하는 것이니 존재 의미를 잃어 사라지는 문화에 마냥 매달릴 수는 없다. 여건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창안하고 확산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다만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초여름의 햇살이 화창하다 못해 따가울 정도로 쾌청한 월요일 오후 1시 35분, 남면 선구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선구는 어촌의 안온하면서도 서정적인 정취를 한껏 뽐냈다. 선구는 남면에서도 제법 큰 마을이지만, 무엇보다 우리 남해에서는 유일한, 경남 무형문화재(제26호, 2003년 지정)인 선구줄끗기가 전승되어 의미가 크다. 세상이 광속으로 변하고 미래를 따라잡기에 다들 분주해도, 과거를 돌아보면서 우리의 오늘이 어디에서 왔는지 찬찬히 되새겨보는 일도 절실하다.전화로 약속한 남해선구줄끗기보존회(회장 정군삼)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