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이 제시한 그리스 종교 축제의 마지막 기능은 인간들이 축제를 통해 신들과 함께하며 삶의 영양분을 받고 삶을 재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축제는 일반적으로 금기와 위반, 일탈과 전복 등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신과 일치를 이루는 신들림 상태는 춤과 음악을 통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불안이나 공포 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디오뉘소스는 삶의 해체와 전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디오뉘소스는 포도주의 신으로 인간의 소통을 치유하는 신이며, 기쁨의 신으로 여성들과 심지어 노예들조차 입문할 수 있다. 디오뉘소스를 추종하는 자들 가운데 신자들이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보면 소외받고 억압받는 자들에게 환호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축제는 인간을 삶의 고통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게 해 준다. 그것은 일종의 신적인 광기를 통해서 가능했다.  

디오뉘소스 제의에 대한 수 많은 오해는 기존 관습이나 전통으로부터의 일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일탈은 현대 축제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들 중에 하나다. 디오뉘소스 제의에 참여하는 인간들은 탈아지경을 통해 신과 합일을 꿈꾼다. 그리하여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세속적인 삶에서 일탈하여 신성한 삶에 뛰어드는 것이다 일탈은 금기와 위반으로 구성된다 

그리스 종교제의의 근본적인 목적은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정화를 통해 기존의 낡은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재탄생하고 싶은 갈망과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적인 측면은 기존의 낡은 질서를 해체시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려는 갈망과 연관되어 있다. 

플라톤은 축제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과 기능에 대한 분석외에도 실제로 현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시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종교제의와 축제를 통해 종교적 측면과 윤리적 측면 이외에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측면에서 모든 다양한 종류의 공동체의 유대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결과를 얻었다. 

신들의 제의를 통해 단순히 사적인 관계를 넘어 공적인 관계로 확장시키며 가변적인 관계가 아닌 불변하는 관계로 변형시킨다. 

현대사회의 축제에도 고대 그리스의 축제에 나타나는 기본적인 목적이나 기능 역할들과 관련된 주요 요소들이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 축제와 현대사회의 축제는 일차적으로 인간이 고통이나 노동에서 벗어나 휴식을 갖게 하며 즐거움을 추구하는 점에서 유사해 보인다   

고대 그리스 축제는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차이를 드러낸다. 우선 인간이 가진 고유한 능력을 문학, 예술, 운동 등 다양한 종류의 경쟁을 통해 탁월하게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가운데 진정한 즐거움을 얻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현대사회의 축제가 자본주의와 소비문화와 관련하여 일시적인 쾌락을 충족하기 위해 욕망을 소비하는데 즐거움을 얻는 현장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훈련하여 탁월하게 발휘하는 데서 즐거움을 발휘하는데 효력을 가질 수 있도록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고대 그리스 축제는 종교적 특색이 많이 개입되어 있기는 했지만 현대 사회의 축제도 단지 놀이나 유희에만 머무르지 않고 삶을 재정립하는 궁극적인 목적에 도달 할 수 있도록 견인할 필요가 있다.  

고대 그리스 축제는 만남과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갈등과 투쟁을 지양하고 상호유대감과 연대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현대 사회의 축제도 국가공동체의 상호유대감과 연대 의식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타민족에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폐기하고 타문화에 대한 차별의식을 지양하며 상호조화를 통해 일체감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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