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들은 다른 문화들과 달리 희생 제의로부터 아주 독특한 종교적 축제로 발전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현대인들이 축제라고 부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들의 원형적 특징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스인들이 축제의 요소들을 통해 보여주는 전신은 바로 경쟁(agon)이다. 니체는 그리스 문화를 주도하는 강력한 특징 중 하나가 경쟁이라고 했다. 

그리스 종교 축제가 신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인간의 능력을 탁월하게 발휘하는 것이며, 이것은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탁월성은 우리에게 본성적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노력해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탁월성을 발휘하기 위한 경쟁이 아닌, 오만에서 유발된 경쟁은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신에게 탁월성을 보여주면서 신을 기쁘게 함과 동시에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개최되는 축제 원형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화전문화제의 경우에도 화전문화제 개막을 알리는 제의의식으로 남해금산 봉수대에서 남해군민안녕기원제를 지낸다. 그리고 각 면별 체육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축제의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경쟁이라는 특징이 더해지게 된다. 다소 가열된 경쟁으로 사소한 다툼이 생기기도 하지만 축제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리스 성화채화식 (헤라신전)
그리스 성화채화식 (헤라신전)
화전문화제 성화재화식 (금산 봉수대)
화전문화제 성화재화식 (금산 봉수대)

처음에는 종교적인 궁극적인 목적으로 신을 즐겁게 하려는 것이었지만 점차 현실적인 실질적 목표로 성공이나 명예 등을 획득하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호메로스 시대에 경쟁을 통해 탁월성을 추구하고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대가는 명성과 명예였다. 

그리스의 종교축제에서 운동경기는 인간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신에 대해 경외심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현 양식이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종교제의가 있는 경우에 운동경기가 함께 열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종교제의 이후에 치르는 운동경기는 영혼과 신체의 균형을 맞추는 매우 훌륭한 치유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 문화에서 독특한 것은 장례의식을 치른 후에도 운동경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장례제의를 통해 죽은 자에 대한 슬픔과 고통으로 쇠약해진 영혼을 운동을 통해 신체를 단련시키는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다.

현대에는 종교축제의 각 요소가 독자적인 주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음식축제, 댄스페스티벌, 가요대전, 팝페스티벌, 연등제, 세계 영화제, 올림픽경기, 월드컵 등 수많은 축제가 있다. 그러나 대규모의 종합 축제 경우에는 고대로부터 시작된 축제의 주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인 목적에서 출발했던 축제가 본래의 목적과 상관이 없어진다 할지라도 여전히 인간들이 경쟁을 통해 탁월성을 드러내는 목적과 기능을 가진다는 점은 축제의 중요한 원형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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