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시대에 인간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파괴적 자연현상에 압도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도 놀라움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고대 종교는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병이나 고통을 치유하는데 주요 기능과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간의 근원적 고통에 대한 희생제의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자연현상이나 질병에 대한 초월적인 강력한 힘을 가진 신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초월적인 힘을 가진 신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색했을 것이다. 신과 소통하기 위한 일반적 방법 중 하나가 제의라 할 수 있다.  

제의와 신화는 문화적 전통의 형태들로서 성공적으로 결합되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신화 자체가 제의의 부분이라 주장 할 필요는 없다. 세계 지역 신화에 따라 제의가 나온 경우가 있으며 제의가 먼저 있었고 신화가 나온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필연적인 상호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고 신화와 제의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을 때 종교적인 특징이 훨씬 더해진다고 할 수 있다. 

희생제의의 기원과 관련해 종교학, 사회학, 인류학 등의 학문분야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겠지만 실존적 원인과 도덕적 원인, 종교적 원인으로 분류해 설명할 수 있다.   

실존적 원인은 인간의 한계상황에서 무력감과 초월적이고 강력한 힘의 원인에 대한 두려움에서부터 출발하였다는 것이다. 인간은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희생제의를 바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인간만이 희생제의를 바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인간은 본성적으로 이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추론의 능력을 통해 경험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것에 대한 인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밀레의 그림 테스모포리아
밀레의 그림 테스모포리아

인간의 한계상황을 유발시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자연현상들이나 육체적 질병 및 정신적 질병 등의 원인은 초자연적인 원인에서 비롯된다. 고대인들은 도덕적 원인과 관련된 신화적 설명은 대부분 신의 분노로 표현한다.

희생제의는 신들과 인간들 간의 결합의 일부를 형성하다. 크세노폰은 희생제의의 목적을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명예, 둘째 자비, 셋째 좋은 것들에 대한 필요 때문이다. 우선 신에게 영예를 돌린다는 것은 그리스 종교의 근본적인 개념이다. 희생 제의는 희생제물의 종류에 따라 식물 희생제의, 동물 희생제의로 구분한다. 

식물 희생제의는 농경민족과 문화와 관련하여 발전하였다. 동물제의는 유목민족과 문화와 관련되어 발전되어 왔다. 세계 여러 민족 간의 이동과 통합으로 혼합되는 경우도 많다. 신석기 시대에 농경 생활을 하던 민족들은 대부분 대지의 여신이나 달의 여신을 숭배하였다. 이 세계에 모든 살아 있는 것을 태어나게 하는 어머니 여신의 몸은 신성하게 여겼다. 대지의 여신에 대한 신앙은 농경생활을 하면서 식물 특히 곡물을 관장하는 여신에 대한 신앙으로 축소되면서 다양한 농경의례가 생겨났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농경의례인 테스모포리아(thesmophoria) 축제는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신화를 기반으로 하여 구성되었으며, 하데스에 의한 페르세포네의 납치이야기가 중심이다.  

테스모포리아 축제는 그리스의 대부분의 도시들과 소아시아 도시들 시칠리아 등까지 퍼졌다.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축제로서 여성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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