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별산대놀이의 예를 들어 보면, 상좌·눈끔적이·왜장녀·애사당·소무·노장·원숭이·해산모·포도부장·미얄할미역은 대사가 없고, 그 밖의 배역들은 대사와 함께 춤과 몸짓으로 연기한다. 과거의 탈춤은 남자들만이 탈을 쓰고 놀았으므로 대체로 여자 탈은 대사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사의 특징을 보면 봉산탈춤의 경우 비교적 운문(韻文)의 억양을 고집하고 있는 데 비하여, 양주별산대놀이는 평명(平明:알기 쉽고 분명함)한 일상 회화조의 대사를 주로 하고 있다. 그 중 옴중과 취발이의 대사는 이 놀이의 백미로 관중의 흥미를 끌었고, 영남의 탈춤에서는 취발이가 없는 대신 말뚝이의 재담이 주가 되어 있다.

말없는 탈의 연기에서는 노장의 몸짓춤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한마디 없이 춤과 몸짓만으로 소무와의 파계과정과 농희(弄戱:희롱하는 장면)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노래는 장단을 청하는 짤막한 불림과 <매화타령>·<백구타령>·<천자풀이> 및 무가 등으로 가짓수가 많지 못하며, 그것도 덕담 외에는 첫 허두만 조금 부르다가 곧 춤으로 바꾸어 버리는 춤의 시작 신호 같은 구실을 한다.

양주별산대놀이에서 예를 들어 보면,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던 달아 태백이 비상천후에 나와 사굇더니……’, ‘녹수청산 깊은 골에 청룡 황룡이 굼틀어졌다……’, ‘금강산은 좋단 말을 풍편에 넌짓 듣고서 장안사 썩 들어가니 난데없는 검은 중이……’ 등인데, 보통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노던 달아’, ‘녹수청산 깊은 골에’, ‘금강산은 좋단 말을 풍편에 넌짓 듣고서’ 등 허두만 부르면 타령장단 반주가 연주된다. 또한, 염불장단 불림으로는 ‘얼-수 절-수 지-화 허-자 저르르르’가 있고, 굿거리장단 불림으로는 ‘얼-수 절-수’ 등이 있다.

가면극의 반주 악기로는 이른바 삼현육각, 즉 피리 두 개, 대금 하나, 해금 하나, 장구 하나, 북 하나로 구성되지만, 이 밖에 꽹과리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중부지방의 산대춤과 황해도지방의 탈춤에서는 타악기와 함께 관현악기도 포함한 이른바 삼현육각이 기본적으로 쓰이지만 영남지방의 오광대와 야류(野遊)에서는 타악기가 주가 된 농악이 반주로 쓰인다. 반주악은 완중(緩重)한 염불, 리듬이 명확한 타령, 유장한 굿거리 등이 기본으로 사용된다.

가무극의 과장별은 연희자들에 의하면 그다지 엄격하지 않고, 또 현대 연극처럼 첫 막에서 끝 막까지 연속체로 된 드라마가 아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e)처럼 주제별로 된 몇 개의 이야기(episode)가 옴니버스형식으로 한 테두리 속에 들어 있다. 다만 채록자들에 의하여 과장별은 각자의 관점에서 정리하였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양주별산대놀이에서 구술자들은 신장수과장과 취발이과장을 따로 독립시켰으나, 이 두 과장은 그 성격상 노장과장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 흔히 산대놀이나 봉산탈춤은 더 세분하여 열두마당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무당굿 열두거리’, ‘판소리 열두마당’과 마찬가지로 열두마당으로 맞추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세분화인 것 같다.

양주별산대놀이를 다음과 같이 8과장 8경으로 나누기도 한다. 길놀이, 서막고사, 제1과장 상좌춤, 제2과장 옴과 상좌놀이, 제3과장 옴과 목중놀이, 제4과장 연닢과 눈끔적이춤, 제5과장 팔목중놀이, 제1경 염불놀이, 제2경 침놀이, 제3경 애사당북놀이, 제6과장 노장놀이, 제1경 목중놀이, 제2경 신장수놀이, 제3경 취발이놀이, 제7과장 샌님놀이, 제1경 의막사령놀이, 제2경 포도부장놀이, 제8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 (종장) 지노귀굿 순으로 나눈다.

현전하는 탈놀이의 내용은 산대도감 계통극의 공통된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시대 서민문학의 특성과 마찬가지로 파계승, 몰락한 양반, 무당, 사당과 거사, 하인과 기타의 남녀노소, 서민들의 등장을 통하여 현실 폭로와 풍자, 호색, 웃음과 탄식 등을 나타내며, 그 주제는 크게 나누어 파계승놀이와 양반놀이, 서민생활을 보여주는 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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