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의 춤사위는 대체적으로 그 동작의 생성원리가 정신을 한 곳으로 모아 맺고, 그것을 어르다가 푸는 순서의 형식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춤에 따라 동작의 시작과 종지가 뚜렷하게 나타난 매듭춤과, 시작과 종지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유동적인 움직임의 춤들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춤사위는 탈이 신앙적이고 자연 모방적인 가면에서 사회가면과 예술가면의 성격으로 변모되어 오듯이, 춤 자체도 처음에는 자연의 모방과 농경 행위, 성행위 또는 귀신을 격퇴시키는 무속신앙과 결부된 행위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탈놀이의 성격 변화에 따라 풍자적인 춤 등 민중들의 의지가 담긴 상징동작과 민중적 미감(낙천적)에서 나온 예술적 표현운동으로까지 변모하고 발달하여, 무용은 생명이 없는 가면에 생기를 넣어 강렬한 슬픔과 억눌림을 요동시키고, 나아가서는 환희와 자유의 세계로 승화시키고 있다.
즉, 탈춤의 특징은 서민의 생활경험을 무극적으로 엮어 가면서 한바탕 흥과 난장판을 이루며 감정을 풀어서 삶에 활력을 찾는 것이다.
한국의 가면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당놀이로 일관하였고, 일반 서민들에 의한 민속극으로서의 성격을 유지해 온 데 그 특색이 있다.
우리 나라의 가면극은 단순한 의례행사의 일부로 머물지 않고 대중이 즐기는 예술장르로 확장되었다. 가면극은 당시 금기시됐던 사회문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은 비록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였음에도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며 해방감을 느껴다. 과거에는 마을 축제나 큰 행사가 있으면 가면극을 볼 수 있었으며, 지역마다 특색을 담은 가면극이 제작되었다.
한국의 민속가면극들은 원래 야외극(野外劇)으로 무대다운 것이 없이 비탈진 언덕 아래 평지나 넓은 들판 같은 데서 상연되었으며, 민속연희의 일반적 특성으로 연출 시간에는 제한이 없이 보통 밤 10시경에 시작하면 새벽까지 모닥불을 피워놓고 계속되었으며, 동틀 무렵 끝마치는 것이 상례였다.
현존하는 이들 가면무극(假面舞劇)들의 공통된 내용은 같은 시기의 조선조 서민문학의 특성이 그러하듯이 파계승(破戒僧)과 몰락한 양반, 무당, 사당패, 거사(居士)와 기타 서민들의 등장을 통하여, 권선징악의 테두리에서 호색(好色)과 현실폭로와 풍자·웃음 등을 보여 주며, 그 주제는 크게 나누어 파계승놀이와 양반놀이, 서민생활상 등이다.
전통적인 축제의 관념은 축일(祝)이나 제일(祭)에 갖는 제사라고 보았다. 또 이는 우리 민족이 고유하게 지내 온 생활풍속인 잔치 관념과도 어우러진다고 하였다.
즉 축일과 제일의 제사, 일생의례, 세시풍속 등을 축제의 개념으로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축제의 기원에 대해서는 그것을 종교 의식에 두는 견해가 보편적이다. 이는 가면의 기원이 제의에 있다고 보는 관점과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인 호이징가(Huizinga)는 인간의 유희적 본성이 문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축제이며, 이 축제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놀이는 비일상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이지만 일상과 생산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하였다. 축제의 본질이 유희적 본능이며, 축제를 물질성과 무관하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장치로 보았다.
한편 축제 기간에 일상적 질서, 금기의 위반이 허용됨으로써 축제는 사회 통합적 특성을 가진다. 사육제 시기에 벌어지던 카니발에서는 가면을 쓰고 거리의 행인을 모욕하거나 타인의 비밀스런 사생활을 공공연히 드러낸다거나,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고 싸움을 걸고, 물건들을 던지는 등의 과격하고 거침없는 행동이 용인된다. 민중들은 카니발을 통해서 억압된 욕구를 발산하고 다시 규범적인 엄격한 사회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이상의 선행 연구를 종합하여 축제의 주요 특성을 종교성, 유희성, 사회 통합성으로 갈무리할 수 있다.
세시풍속은 농경의 월, 절기, 계절 등에 따라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양식을 의미한다. 주기성에 초점을 두어 본다면 세시풍속의 개념에 사회적 제의와 개인적 의례가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세시풍속 가운데 종교성, 유희성, 사회 통합성을 가지면서 가면이 사용되거나 가면극이 연행되는 양식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한정한다. 종교성에 초점을 두어 제의와 주술적 목적을 가지는 세시풍속에 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유희성에 초점을 두면 춤과 노래, 음악이 어우러진 연희와 연극이 대상이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 통합성에 초점을 두어 개인적 단위로 이뤄지는 세시풍속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위에 따른 유형 분류의 틀에 근거하여 축제에서 연행되는 가면극의 특성을 고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