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식·채용식(2009) 「지역축제 거버넌스 구축이 축제 성과 및 발전성에 미치는 영향연구」에 의하면 지역의 고유한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관광 상품의 경우, 초기에는 이색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관광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유사상품의 개발로 인한 보편화 및 쇠퇴의 길을 피할 수 없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축제 분야에서 각 지방정부들이 그동안 그들의 지역 내 단순한 성과적 차원의 목적 달성을 위해 실시한 경쟁적 축제 개발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들이 축제 본연의 차별성, 매력성 및 독특성의 부재와 같은 문제점들로 확산되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의 가장 근복적인 원인으로는 바로 ‘축제 소재의 중복성’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스토리텔링과 문화정체성은 소재의 중복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주요 요인이며, 지역축제의 성공을 판가름하기도 한다. 스토리텔링은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 및 문화적 특수성을 방문객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축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지역의 고유성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와 상호작용을 통하여 그들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이러한 스토리는 결과적으로 방문객들로 하여금 해당 축제를 받아들이게 하며 재방문을 유도하게 한다.  

관광지의 스토리텔링은 날로 다양해지는 관광객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수단으로써 활용되며 무엇보다도 관광지와 관광객 사이에 감정적인 유대감을 형성시키고 관광경험을 통한 가치를 제공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관광지와 스토리텔링의 접목은 해당 지역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해당 장소에 대한 애착심과 소속감을 고취하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필자는 2년간 기고한 『김미숙의 남해 문화관광의 멋과 맛』에 성공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정체성이 없는 축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음을 많은 성공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우선 문화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정체성(正體性, identity)과 문화정체성(Cultural identity)의 사전적 의미를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정체(正體) 또는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은 존재의 본질 또는 이를 규명하는 성질이다. 

정체성은 상당 기간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는 고유한 실체로서 자기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함의할 수 있다. 그리고 문화정체성(Cultural identity)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그룹에 소속된 정체성이나  감정이다. 그것은 사람의 자아 개념과 자기 인식의 부분이며 민족성, 민속, 종교, 사회계급, 세대, 지역 그리고 특징적인 문화를 갖는 사회 그룹과 연결되어 있다. 문화적 정체성은 개인의 특성이며 그리고 같은 문화적 정체성을 나누는 문화적 동질 그룹 회원들의 특성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복잡 다양하고 현재의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문화의 정체성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필자는 유럽의 문화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서유럽을 문화탐방하고 나름의 견해를 남해신문과 남해시대신문에 다년간 기고를 했었다. 

유럽은 기독교라는 단일한 종교와 정신적 문화유산을 통해 유럽인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유럽은 통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을 통한 조화 자체로 유럽인들의 정체성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치완·김평수 「문화콘텐츠와 문화코드 – EU의 문화코드와 문화정책」에 의하면 유럽연합은 세계대전 종식 이후 유럽통합과 동시에 세계화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의 거대한 경제 정치의 공동체로 확대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파생된 마찰과 갈등에 대한 사회통합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유럽연합은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유럽문화수도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유럽의 문화정체성을 확립하였다.

유럽문화수도는 1984년 그리스 델피에서 개회된 EU 각료 회의에서 그리스 문화부 장관 멜리나 메르쿠리에 의해서 처음 아이디어가 제안되었다. 그 이후 1985년 아테네를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이벤트를 행하고 있다. 2019년 60개 도시가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되었으며, 이 제도를 운영하는 목적은 유럽문화의 풍부한 다양성과 유럽이 공유하고 있는 특성을 강조하고 유럽시민 사이에 상호 친선을 더욱 촉진하고 동일한 유럽지역사회의 소속감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유럽문화수도에 선정되어 메가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에는 관광수입 증대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 증대와 고용증진 그리고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도시가 상당히 많다. 메가 이벤트를 기획하고 유치하며, 준비해가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결속을 더 다질 수 있고 지역주민의 자부심이 향상되게 만드는 사회적인 효과도 크다. 메가 이벤트는 도시 브랜드와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창조도시로 지역을 다시 살려내는 탁월한 수단으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