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는 지역정체성과 함께 공동체를 확인하는 문화적 행위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의미에서 축제는 지역주민의 총제적인 삶과 전통 문화적 요소가 잘 반영되어 있는 종합적인 문화행사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지역축제들은 바로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적 의식과 동질성을 확인해주었던 의미 깊은 민속제이다. 모든 축제의 기원은 공공의 향연과 의식이며 예술이나 의식 제례를 통하여 특별한 기회를 기념하는 방법으로 거행된다. 축제의 주제는 주로 문화적 가치의 공유를 참고하여 결정되어진다. 1990년대 이후 지역축제가 활성화되고 지역 경제성장의 주요 요인이 됨에 따라 축제의 이론적 배경을 알아보고 남해의 문화정체성과 문화원형을 테마로 축제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축제 문화가 20세기 후반 서구문화의 광범위한 도입으로 다양한 개념의 용어들이 동시에 사용되어 왔다. 축제는 축제 유형에 따른 기본적인 틀과 그 속에 내재된 문화적·보편적 가치를 표방하여 축제의 고유한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어야 하므로 혼재되어 사용되는 축제의 개념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페트(fete)’는 축제라는 말로 번역되어 통용되는데 ‘중요한 사실을 기념하여 행하는 종교적 혹은 시민들의 성대한 의식을 일컫는다. 오늘날 축제는 모든 종류를 총망라하고 축제를 지칭하는 집합명사를 사용하는데 서구의 축제는 ‘페스티발’, 또는 ‘비엔날레’ 등과 같은 예술문화축제를 제외한 모든 축제를 페트(fete)라고 한다.

‘페스티발(festivel)’은 일정한 장소에 주기적으로 행해지며 한 종류의 예술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축제의 한 행사나 프로그램의 명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페스티발은 상황에 따라 제전·축전·향연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예술제의 하나인 미술제의 경우 비엔날레(biennale), 트리엔날레(triennale), 과드리엔날레(quadriennale)라는 고유한 명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카니발(Carnival) 또는 사육제하고 불리는 축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프랑스의 니스, 독일의 쾰른, 스위스의 바젤, 미국의 뉴올리언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다. 사순절 전 3일에서 일주일 동안 거행되는 카톨릭 국가의 축제로 술과 고기를 먹고 종이인형으로 우상을 만들고 가장행렬과 함께 즐긴다. 카니발이 지닌 종교와 서구적인 고유의 색채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대규모의 카니발 형식의 축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축제는 ‘판’이라는 형식을 통해 삶에 녹아있다. 축제의 ‘판’은 놀이판에서의 ‘판’이 지닌 특성과 관련이 있다. 판은 일상적 삶을 영위하는 세속적인 공간과 시간과는 질적인 차이를 지닌 시공간이란 뜻이다. 종교론적으로 논의한다면 그것은 제의의 시공간이 되며 신화적으로는 만물의 생성근원이 되는 카오스(chaos)가 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06)의 정의에 따르면 ‘축제’란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계승 및 발전시키고 지역주민의 정체성 제고와 외지인의 지역에 대한 이해의 증진을 목적으로 매년 정해진 시기에 지역주민, 지역단체, 그리고 지방정부가 주체가 되어 준비하여 개최하는 공동체적 성격을 보이는 행사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벤트나 축제가 마치 외국에서 도입된 문화로 잘못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역사를 살펴보면 고대부터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식을 강화하고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중국 고대 문헌에 나타난 우리나라는 매년 한 두차례 농공 시필기(農功始畢期)를 잡아서 국중 대회를 열고 노래와 춤을 중심으로 한 각종 놀이와 축제를 즐기는 민족으로 기록되어 있다. 문화 암흑기인 일제식민지시대에는 보안법, 치안유지법 등을 통해서 다중의 모임이나 운동을 제한했고 향토애와 주체적인 역사의식을 고취하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우리민족의 고유한 축제를 미신적인 행위라 하여 말살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고대사회의 축제와 놀이문화는 모든 사람들이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놀이의 창조적인 혼돈(creative chaos) 속에서 새로운 생명력의 근원을 찾아내고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주체적 성찰을 하는 계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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