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국적으로 몰아친 한파기록을 보면 남해군의 상황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추위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해왔던 남해사람들의 특성상 이번 맹추위는 보기힘든 신풍속도 몇 가지를 낳기도 했다.

가장 흔한 일은 주택 내 또는 관로 동결로 각 가정에 물이 나오지 않아 한창 추위가 맹위를 떨쳤던 17일 월요일에는 세면 등 출근 준비를 하지 못한 사람들이 군내 각 목욕탕을 찾는 현상이 빈번히 일어났다. 목욕탕에서 지인을 만나면 “자네 집도 얼었는가?”가 이날 가장 많이 나눈 첫 인사다.

맹추위 신풍속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6일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나오지 않는 가정에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배달음식점 주문이 느는가 하면 읍내에서 영업 중인 각 음식점을 찾는 손님도 평상시에 비해 적게는 1.5, 많게는 3배 가량 늘어났다는 것이 한 음식점 업주의 말이다.

조금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2주 앞으로 다가온 설맞이 준비로 장이 섰던 지난 17일 남해전통시장은 장날인데도 상인들조차 추위에 장사를 나서지 않아 난전 노점상 곳곳이 비어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뜸해 인근 도로변 상가들마저 한파로 인한 영향을 받았다고 읍 시장 인근 상인이 귀띔해줬다.

기계라고 추위를 피해갈 수 있었을소냐. 전국적으로 폭주한 자동차 긴급출동 지원서비스로 인해 손해율 증가에 따른 보험료 인상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상황…. 남해도 별반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군내 한 보험사 긴급출동서비스를 담당하는 정비업체 관계자는 지난 추위에 배터리 방전이나 연료필터가 얼어붙어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한 사례가 늘어 하루 평균 40건 가량이 한파로 인한 출동이었다고 말했다. 차종별로 보면 연식이 얼마 되지 않은 차량들은 별로 없었던 반면 통상 추위에 취약한 노후된 LPG 차량이나 경유 차량이 다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전국적으로 심각단계에 놓여있는 구제역으로 인해 남해대교를 지나 설천 월곡 방면 내리막길 일부 구간이 분사된 소독약제가 타이어에 묻어 부분 결빙되며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차량 파손 등 한파로 인한 간접 피해도 다수 일어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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