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 기남해문학회고문
이 처 기
남해문학회고문

■유배를 품은 보물섬 남해

 찾아가는 문학세미나 남해 편

(경남문인협회 2022년 발행)

(지난번에 이어)

세번 째로 <유배를 품은 보물섬 남해> 라는 사화집이다

2022년 “찾아가는 경남문학축제 남해편”으로, 남해방문의 해를 맞아 경남의 문학인들이 2022년 7월 9일 유배문학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노도섬을 방문하는 문학행사를 기념하는 문학자료집이다. 이달균 경남문협회장은 발간사에서 “쪽빛 보물섬 남해를 노래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해에 와서 남해를 보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이 있다면 서슴없이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하였다.

찾아가는 문학세미나 ‘남해 편’
찾아가는 문학세미나 ‘남해 편’

햇살 좋는 날이면 금산에 올라보자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과 뱃길에 갈라지는 물살, 금방이라도 흘러 흘러내릴 듯 서 있는 기암괴석이며 일렁이는 능선과 시누대, 쌍홍문,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상사암 등 금산을 신의 작품이라 예찬하였다.

책 내용을 보면 특강 편에서, 카톨릭대 명예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김봉군 교수의 “21세기 한국문학의 문학 현상론적 과제” 또 전 연세대 허경진 교수의 “유배지의 글쓰기” 강의 자료가 실려있다.

200여편의 작품을 소재별로 보면 남해사람, 인연, 인상, 사랑, 역사와 설화, 추억과 그리움이 아름다운 서정으로 진술되어 있다. 남해의 자연인 남해대교, 금산 보리암, 독일마을, 노도 김만중과 유배, 미조항, 다랭이 마을, 지족 죽방멸치, 물건리 어부림, 대국산성, 앵강만, 설흘산 봉수대, 유자향, 망운산 등이 많이 등장한다.

장르별로 보면 시는 설천중 교사를 지낸 김금조 시인의 「남해 일기」외 118편 시조는 정현대시조시인의 「망운산」외 25편 동화동시는 임신행 작가의 「그 고사리 밭에는」외 8편, 수필 47편, 소설은 홍혜문 소설가의 「아홉번의 꿈」 박주원 소설가의 「그 사람이 있던 남해」 황보정순 소설가의 「바람이 다녀간 길」 3편 등 문인 2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수필분야는 47편인데 작가마다 울림이 있는 남해의 이야기들을 쓰고 있다.

수필 여러 편 중 소개하고픈 몇 편을 요약하여 안내해 본다. 배대균 수필가의 「김덕형 옹 이야기」를 간단히 요약해본다.

남해읍에는 「미공군전승기념관」이 있다.

1945년 8월 7일 새벽 남해 읍에서 바라본 망운산 중턱은 큰 폭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그곳 현장은 산산조각난 비행기 잔해들과 11구의 시신들이 불에 타고 있었다. 승무원 11명의 미 공군 B-24 폭격기였다. 태평양 전쟁 말기 미 공군이 여수시의 일본 군사시설을 폭격하던 중 일본군의 대공포에 맞고 망운산에 추락한 것이다. 김옹은 망운산에 미 공군 기념비를 세우고 전사자 11명을 위한 비석과 탑을 완성하였다. 자기 집 2층에는 미 공군 전승기념관을 만들었으며 해마다 추모식을 올린다. 미국은 김옹에게 미국시민 최고의 공로훈장을 수여 했다. 김덕형 옹이야말로 8.15 해방 전의 미국우호의 최초의 민간이었다. 

이달균 작가의 「남해 海原을 향해 귀를 틔우고」를 살펴본다.

남해 출신이거나 남해를 스쳐간 문인들 작품을 들고 느낌을 재미나게 해설하고 있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이성복 「남해금산」

이성복의 남해금산 명시를 선두에 제시하고 양왕용 시인의 「남해도」 고두현 시인의 「남해가는 길 -유배시첩」 이처기 시조시인의 「금산마루에 조는 구름」 김정한 소설가의 「사하촌」 정을병 소설가의 창작집, 문신수 작가의 「백타원」 백시종 소설가의 「청산을 기다리며」 이진욱 시인의 「가천 미륵불」 그 외 임신행 이수정 박평주 박윤덕 박윤규 작가들의 흔적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김우태 시인의 시 「비 갠 아침」을 소개하며 보물섬 남해문학을 알리고 있다.

이처기 시조시인의 「노량부두의 눈물」을 요약해 본다.

남해는 섬이다, 1973년 남해대교가 개통하기전의 남해 섬사람 애환과 지나온 길을 담은 글이다. 대교 공사가 진행 중인데도 남해 어느 노인은 “내 생전에 다리가 되는 가 봐라, 만약에 이 다리가 놓이면 내 눈을 빼라”고 우기던 분도 있었다. 그만큼 남해대교 건립은 전군민의 숙원이요 벅찬 거사였다. 그러나 숙원의 대교는 개통되었다. 노량부두 뱃머리에서 만나고 헤어지던 사람들, 그 희비의 눈물은 지금도 푸른 물에 유유히 흐르고 있다.

섬사람이라 멸시받던 증오의 눈물, 충무공 이순신의 우국의 눈물, 김만중 김구의 유배의 눈물, 8.15 해방과 귀국의 눈물, 창경호 침몰 가족의 눈물, 6.25 전선에 보내던 아픔의 눈물, 남해에서 맺은 청춘 연정의 눈물, 남해대교를 세운 위대한 남해사람 최치환과 신동관의 눈물,

노량부두의 눈물은 헤아릴 수 없다.  

지금도 부산항을 가는 금양호 남해호 경복호 보성호 엔젤호! 이 여객선들이 노량부두에서 멀어져 가는 듯하다. “쌍고동 울어울어 연락선은 떠난다...” 장세정의 애절한 노래가 흐르고 “노을 진 한산 섬에 갈매기 날으니 삼백리 한려수도 그림 같구나...” 이미자의 노래가 울려 퍼지면 배는 노량부두에서 서서히 뱃머리를 돌린다. 드디어 배가 멀어지면 그이가 흔드는 하얀 손수건은 마침내 하나의 점이 되어 먼 하늘로 사라진다. 

노량부두!

한 많은 남해이야기를 품고 푸른 물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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