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제1회 보물섬 남해마늘 축제는 ‘보물섬 남해마늘, 건강한 장수마을’이란 슬로건으로 개최했으며, 남해특산물 축제인 제18회 남해마늘한우 축제까지 남해마늘과 남해화전한우를 홍보하고 판매함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축제가 단순히 지역농축산물을 홍보하는 기능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축제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보고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축제를 만드는 문화원형은 비슷하지만 인류에 주어진 환경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똑같은 식재료라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어지고 환경에 따라 발달된 생활문화는 그 지역의 독특한 정체성과 지역성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면 가장 한국적인 것은 로컬(Local)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문화재청이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역사와 지역 생활사에 대한 문화사업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리고 그 지역의 지역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지역 축제이며, 성공한 지역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홍보, 주민화합, 지역문화·관광 활성화 등 그 어떤 정책보다 막강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지자체는 일 년 내내 축제 중이다. 

현재 관광축제는 연간 800개를 넘는다. 여기에 크고 작은 행사·축제까지 합하면 1만5000여 건이다(2014년 행정안전부 집계) 그중에서 성공한 축제는 극소수다. 2022년도 지역축제는 944개이다. 우리는 수많은 축제들 중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냥 주어진 예산이니 적당하게 축제를 만들고 적당하게 사람들이 오면 성공한 축제라 자화자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소멸에 대한 대안,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특산물 판매, 지역홍보 등 축제에 대한 기대효과는 지역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와 같지만 정작 축제를 만들고 대하는 현실은 전문성과 지속성보다는 담당 부서의 직원 몇 명이 한달이나 두달 만에 만들어 낸다. 

성공한 축제를 보면 축제 전문인력이 함께 일 년 내내 준비하면서 경험과 지식을 쌓는 등 지역축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해마늘축제가 944개의 다른 축제와 비슷하게 고만고만한 축제가 아니라 우수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축제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남해의 지역사와 생활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남해지역 어르신들이다. 남해지역 어르신들의 지역사와 생활사를 수집하고, 수집된 남해지역의 독특한 지역사와 생활사를 함께 고민하며 문화·관광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 문화기획자들이 필요하다. 현재 남해지역의 문화사와 생활사가 기록되지 않고 사라져가고 있으며, 이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그리고 이를 전문적으로 잘 다듬을수 있는 문화기획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문화기획자라할지라도 지역문화사와 생활사를 폭넓게 알고 있지 않으면, 구글 사전과 다름이 없다. 지역 특산물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과거의 남해생활사와 함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남해마늘이 우리 생활사에서 어떻게 함께 해왔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는 과거에 대한 연구다, 그리고 현재 남해마늘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남해마늘을 생동감있게 움직이는 유기체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남해 마늘에 대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우리는 축제라고 하면 단순히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라고 생각하지만 성공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와 함께 지역 생활사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한 지역에서 문화예술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과 공감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생활사를 이해해야 하며, 특산물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특산물을 재배하는 다양한 지역민들과의 삶의 공감이 필요하다. 

남해마늘 축제의 출발은 이동면 농업테마파크 마늘나라, 마늘연구소, 농촌기술센터가 있는 이동면 농업테마파크에서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축제를 주최하는 부서가 여러 부서로 이동하면서 특산물 축제의 특징이 사라지고 대동소이한 지역축제가 되어버렸다.

현재 남해지역의 남해마늘에 대한 모든 생활사가 이동면 농업테마파크에 집결되어 있으며, 이를 축제로 만들기 위한 고민은 지역특화콘텐츠. 축제상품개발을 위해 만든 남해문화관광재단에서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남해군 행정에서는 군민들이 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비로소 성공적인 축제의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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