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부리저어새 두마리가 평산매립지와 덕월매립지에 나타나
환경운동가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대신 남해군은 긴장하는
눈치다. 사진은 평산매립지에서 왜가리와 함께 먹이를 찾다가
잠시 쉬고 있는 노랑부리저어새.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 세계적인 보호를 받는 노랑부리저어새 두 마리가 평산·덕월매립지를 찾아 들었다. 그런데 이들의 존재를 두고 골프장 건설에 대한 입장에 따라 일부 군민들이 미묘한 반응 차이를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노랑부리저어새의 도래를 처음 확인한 것은 지난 4일 남해환경운동연합의 철새 모니터링 과정에서였다. 남해환경련 박한 사무차장은 "4일 오후 덕월매립지에서 철새를 관찰하다가 노랑부리저어새 두 마리를 발견했다"며 "희귀한 새이기도 하거니와 얕은 습지에서 부리로 바닥을 휘저으며 먹이를 잡는 모습이 특이해 단번에 노랑부리저어새라는 것을 알아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골프장 건설에 문제를 제기하는 군민들은 비록 두 마리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도래를 아주 반기고 있다. 몇 년째 남해의 철새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장민주씨는 "노랑부리저서새가 왔다는 것은 평산·덕월매립지에 이들의 먹이감이 되는 저서생물이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뜻한다"며 "이는 평산·덕월이 최소한 썩은 갯벌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평산·덕월매립지의 습지로서의 가치는 굳이 노랑부리저어새가 아니더라도 현재 쇠백로, 중대백로, 대백로, 왜가리, 홍머리오리, 흰빰검둥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백할미새 등의 철새가 관찰되는 것으로 충분히 증명된다. 남해에는 철새가 도래하기에 아직 이른 시기이기 때문에 12월정도 들어서면 더 많은 종류의 철새가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의 반응과는 달리 남해군이나 남면 주민들 중 일부는 곧 매립지 성토를 앞둔 상황에서 노랑부리저어새의 존재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또 이들의 가치를 애써 깍아 내리기도 한다. 군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노랑부리저어새 출현소식이 오르자 달갑지 않아 하는 반응이 여러 건 달렸다. 자칫 환경영향평가 등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후 지금까지 노랑부리저어새는 평산매립지와 덕월매립지를 오가며 열심히 먹이감을 찾고 있다. 이들의 존재에 대한 반응 차이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평산·덕월매립지에 성토작업이 시작된다면 내년부터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한 철새들은 이곳을 다시 찾지 않는 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편 노랑부리저어새는 노랗고 평평한 주걱모양의 부리를 가진 새다. 주걱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습지에서 먹이를 찾는 특이한 습성을 가졌다. 천연기념물 제205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00마리 미만이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어새 종류는 아직까지 번식이나 생활방법 등 습성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으며,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 새로 분류되고 있어 요즘 들어 부쩍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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