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들어보이는 고희진 선수 
  

지난 31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유니버시아드 남자배구 결승전. 대회 마지막 금메달이 걸린 이날 우리나라 남자배구팀은 일본과 불꽃튀는 승부를 갈랐다.  경기장에는 유니버시아드 대표로 출전한 남해출신 고희진(성균관대 4학년) 선수도 주전으로 활약 명승부를 펼쳤다. 경기 결과는 셋트스코어 3:2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10일간의 힘든 일정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고희진 선수를 만났다. 요즘 대학생 답지 않게 고선수는 냉소적인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우승 소감을 묻자 “뭐 그런거 다 아시쟎아요”라며 입에 발린 소리를 피해간다. 당일 관심을 끌었던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어떻게 봤을까?
“우린 계네들 응원하는 거 별로 안좋아했어요. 시끄럽고 카메라가 그쪽만 찍고 있더라구요. 주인공은 우린데…”라며 오히려 언론의 지난친 응원단 보도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번 경기중 가장 힘들었던 상대는 결승전보다는 8강에서 맞붙은 독일이었다고 한다. “토너먼트경기여서 여기서 지면 끝이라는 긴장때문에 실수도 많이하고 경기내내 불안했다”고 털어놓았다. 결승전에서 만난 일본은 처음엔 경기를 내주기도 했으나 프랑스보다는 쉬운 상대라고 생각에 이길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프랑스는 이번에 우승하려고 나온 팀이었고 가장 센팀이었다. 다행히 일본이 프랑스를 잡아주어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성균관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고희진선수는 실업구단을 고르고 있다. “여태까지 운동하면서 전 제 실력만 믿어요. 내가 잘 해야 좋은 팀으로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는 거지 부모님 빽 연줄 이런거 다 필요없다고 본다”며 야무진 각오를 비췄다. 어느팀으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도 “그런건 전략상 밝히면 안된다”고 딱 잡아 뗀다.
어릴때 부터 혼자 집나와 운동해서 자기 앞가림은 누구보다 잘 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란다.
질문에 심드렁하게 대답해도 프로다운 철저함도 보여준다. 식당에서 어색했을 텐데 금메달 목에 걸고 포즈도 잡아주고 도움 주시는 큰아버지 내외분과 남해자동차학원(조정기) 내외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는 빠뜨리지 말고 실어달라고 부탁도 한다.
힘든 선수생활을 맨몸으로 견디면서 자신에 대한 보호의식이 그를 냉소적으로  만들었을까? 좋은 선수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차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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