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작품을 쓴 문인들은 고인이 되어 세상을 떠나도, 그들의 작품은 오랜 시간을 흘러도 우리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책으로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이지만 간혹 길을 걷다가, 낯선 곳에 머물 때에도 간혹 비(碑)에 새겨진 시구나 문장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문학비’다.

생전 7권의 창작집을 남기고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향토문학의 큰 별 故 문신수 선생의 작품이 새겨져 읍 문화거리에 서 있는 문학비를 남해에 직접 오지 않아도 마산문학관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

바로 지난 20일 시작돼 내년 2월 19일까지 열리게 될 ‘빗돌에 새긴 문학-경남의 문학비 자료전’이 바로 그것이다.

경남 지역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문학비를 사진을 통해 소개하고, 그 문학비의 주인공이 남긴 저서를 전시하는 ‘빗돌에 새긴 문학-경남의 문학비 자료전’에서는 경남 도내 20개 시·군 에 위치한 문학비 약60여 기가 소개되고 있다.

남해의 故 문신수 선생 문학비와 함께, 마산 이은상·이원수·권환·정진업 등, 진주 설창수·최계락·이형기·이경순, 산청 천상병, 합천 이주홍, 거창 김상훈, 삼천포 박재삼, 진영 김원일, 진해 김달진, 고성 박목월, 밀양 이재금 등을 차례로 만나 볼 수 있다.

이들 ‘문학비’는 유명한 관광지 혹은 사람들의 시선이 닿기 쉬운 곳에 위치한 것도 있지만, 사람 발길이 뜸한 알려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것들도 있어 새로운 발견의 재미 또한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한 한정호 학예사는 “올 겨울 ‘문학비 기행’을 하고 싶은 이들에겐 훌륭한 ‘문학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문학의 발견을 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지역의 문학인들과 문학 자산을 이해하고,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값진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내년 2월 19일까지 3개월 동안 마산문학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회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마산문학관(☎220-6565)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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