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시절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힘으로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해 온 민족미술인협회 조각가들이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설천 천단조각공원에서 김동환 작가와 함께 ‘민족미술인협회 조각전’을 열고 있다. 서부경남 중 남해에서 유일하게 처음으로 열리는 ‘민족미술인협회 조각전’에는 민족미술인협회의 1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 민주화 투쟁의 혼이 고스란히 담긴 33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회의 중심에 서 있는 김동환 선생을 만나 이번 조각전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서부경남에서는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기획 배경은.

= 92년 이탈리아 유학 후 고은, 김지하, 신경림 등의 작가들과 함께 했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김용태 회장과 인연이 닿았었다. 그 분과의 인연을 시작으로 민족미술인협회를 알게 됐고, 지금 활동하고 있는 민족미술인협회 후배들과 나의 작품 방향이 맞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가 가능했다.

 

▲이번에 참여한 작가들은 어떤 작가들인가.

=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민주화 투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10여명의 작가들이 각각 2~3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보통 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할 경우 1인당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받고 전시를 하게 되는 작가들이다.

김기호, 강성봉, 박장근, 이종희, 조정민, 이원석, 한유진 작가와 김운성, 김서경 부부 조각가 등이 뜻을 함께했다. 이 먼 곳 남해에 온 것은 민중의 뿌리인 ‘시대의 정신’이 살아있는 작가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주화 투쟁 시절 많은 작가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선생은.

=부제가 ‘1983년 10월의 아웅산’인 ‘테러’라는 작품 때문에 반체제로 간주돼 오랫동안 특별 관리를 받기도 했다. 나뿐 만이 아니라 그 시절에 민중 의식을 가지고 활동한 많은 작가들이 정신적·경제적 등의 어려움과 아픔을 많이 겪었다. 그런 정신이 살아 이어졌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의식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작품에 어떤 의미를 담고자 하는가.

=영혼이 살아 숨쉬기 위해, 남해가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을, 천년이 가야 풍화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품 하나하나에 그 의미를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래 오래 남아 사람들의 영혼을 채울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은.

=이번 전시회는 민주화 투쟁이라는 하나의 뜻을 가슴에 품고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작가들이 열어 아주 큰 의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해군민들보다 다른 지역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 주고 있다. 너무나 큰 전시회였기에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잠시라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 그 다음엔 지금까지처럼 천단공원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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