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남해군스마트관광택시
정길호
남해군스마트관광택시

긴 세월 오랜만에 선택한 해외여행 산행지 한반도 최고봉 민족의 혼이 깃든 영산 백두산을 지인들과 남해 전문 화전관광 여행사를 통해 다녀왔다. 말로만 들어온 우리나라 최고 산은 말 그대로였다. 해발 2,744m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성충화산으로 중국에서는 청바이산이라 부른다. 함경남도와 북도, 중국 동부지방(만주) 길림성이 접하는 국경에 걸쳐있는 활화산으로 총면적 8,000㎢ 전라북도 면적과 비슷하며 북쪽으로 장백산이 있다. 평균수심 213m 가장 깊은 곳 384m 둘레 14km 16개 봉우리중 6개 중국 7개 북한 1개는 공동관리구역이다. 백두산 실제 높이는 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3.800m-4,200m였으나 서기 946년 천문봉에서 대분화가 일어나고 몇 차례 폭발이 있어 현재 높이다.

북한이 중국에 절반을 팔아서 지금 중국땅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다시 찾아야 할 땅이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3대가 은덕을 쌓아야 천지물을 볼 수 있다는 말만 들었지만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가고 있었다.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 1시간 40분 만에 중국 심양공항에 도착 30분가량 입국절차를 마치고 4차선 고속도로로 7시간이 걸린다는 긴 여정에 올랐다.

백번 올라서 두 번 천지물을 볼 수 있다는 말, 진실인지 거짓인지 ‘신기한TV서프라이즈’가 문득 떠오른다. 말로만 듣던 긴 여정 변화무쌍한 날씨는 과연 우리에게 성취감을 안겨 줄 것인지 하는 긴장된 시간이었다. 가는 도중 3번을 쉬면서 화장실도 가고 문화를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여행객들이 연세가 많다 보니 쉬엄쉬엄 가야 했다. 퉁화로 가는 도중 청나라를 세운 후연 누루하치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도 하였다.

버스는 저녁 11시에 송강에 도착 석식을 마치고 호텔로 향했다. 뒷날 날이 맑아 기분이 상쾌했다. 조식을 마치고 마침내 민족의 영산 백두산 관광길에 올랐다. 전용버스를 타고 초긴장상태였다. 가이드가 전화를 받고 나더니 마이크를 잡았다. 방금 연락을 받았는데 어제저녁 내린 눈, 비에 날씨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얼어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는 전달 내용이었다. 갑자기 힘이 빠졌다.

코스를 이도백하로 잡아 관광을 하기로 하고 방향을 돌렸다. 간단한 마사지를 받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이도백하는 마을 동네 이름이다. 백두산 정상에서부터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일도, 이도, 삼도 고도에 따라 마을이름을 지었다 한다. 이도백하는 두 번째 정도 마을이고 백하강을 끼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 가이드가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햇볕에 산에 눈이 녹아 입산이 가능하다 했다. 지금부터 협조를 잘해야 매표소에 도착해 백두산에 오를 수 있으니 개인행동 삼가시고 협조를 잘해주시라는 말씀이었다. 일행은 기쁜 마음으로 전용버스를 타고 55km를 1시간이상 달려서 이도백하 베이스캠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줄을 서서 리틀버스를 타고 장백폭포 주차장을 향했다. 양쪽 울창한 자작나무 숲이 너무 아름다웠다. 길가엔 구절초가 방끗 반겨주었다.

환승센타에 도착 다시 줄을 서서 짚차를 갈아타야 했다. 백두산 가는 길을 결코 가볍게 여겨선 코 다치는 일이란 걸 새삼 느끼는 순가이었다. 올 때 옷을 가볍게 입어 영하의 날씨는 무척 추웠다. 드디어 중국에서 새로 제작된 봉고차 짚차에 몸을 실었다. 15분이면 천문봉에 도착한다 했다. 중앙선이 없는 좁은 차로, 남해 보리암 도로와 흡사했다. 화산산이라 검은 돌맹이 뿐 나무라곤 보이지 않았다. 가끔가다 돌에 풀이끼만 보였다. 꼬보랑길은 너무 위험했다. 하필이면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구경은 시야가 넓어 좋은데 내려오는 차가 빠른 속도라서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내가 택시기사란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더 그러했을지 모른다. 남이 아무리 잘 해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드디어 짚차가 천문봉에 잘 도착했다. 기사님께 말은 안통해도 수고 많았다고 인사하였다. 천지에 모인 수많은 인파는 1천 명이 더 되는 것 같았다.

눈 덮인 산야 햇볕에 눈이 부신다. 가이드가 관람시간 1시간을 주었다. 하산시간이 늦으면 매표소에 문을 닫으니 시간을 지켜 달라고 하였다. 5분 정도 걸으면 천지다.

수많은 인파 속을 헤집고 쳐다본 천지 입이 벌어진다. 이 지구상에 그리고 산꼭대기에 어쩌면 이렇게 큰 호수가 있다니. 아무리 (천지개벽)하늘과 땅이 열려도 이러한 엄청난 선물을 인간에게 주신 하느님께 머리 숙여 감사할 따름이다. 구름 한 점 안개 한 점 없는 깨끗한 천지물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끽하는 시간이다.

3대가 은덕을 쌓아야 하고 100번 올라 2번 볼 수 있다는 천지물을 단 한 번에 볼 수 있다니 첫째는 하느님 둘째는 우리 조상님 셋째는 나 자신 이제부터 더욱더 선하게 살겠다고 맹세한다. 눈 덮인 장군봉에 햇볕이 반사되어 눈이 부신다. 카메라에 집중, 한참을 찍고 나니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언제 또 올려나 하는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뒤편 함경도 북한땅 우리나라 개마고원이 홍갈색 노을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었다. 정말 신비했다.

작품사진을 열심 찍고 같이 동행한 지인과 돌아서는 순간 어느새 순식간에 짙은 안개가 천지를 다 삼키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천지안개는 인정사정없이 암흑세상을 만들었다. 장시간 안개는 물러서지 않았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처음 경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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