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 과장, "지역민, 잡초나 뽑아라"

본질은 투자자 개발이익, 비판적 검토 필요

평산·덕월지구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남해군이 이 사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내세우는 갖가지 논리들은 골프장 건설과 운영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개발을 주민들이 찬성할 리 없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한 귀결이며, 남해군의 주장에 따르면 상당한 이익이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개발이 급한 남해군은 주민들보다는 개발업자에게 매달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남해군의 논리가 개발업자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에 본지는 남해군과 개발업자의 지역경제활성화 논리를 주민들의 입장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남면주민들이 지난 13일 평산·덕월지구 골프장 투자
예정자가 운영하는 충남 연기군의 아이엠지(IMG) 내
셔널 골프장을 견학했다. 사진은 클럽하우스 앞에서
기념촬영.
 
  

우선 전제되어야 할 것은 평산·덕월지구에 골프장을 만들려는 개발업자는 주민들을 위한 자선사업가가 아니라 골프장 개발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영리 목적의 자본가라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주민들이 개발업자가 제시하는 논리 앞에서 자칫하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주민들이 골프장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골프장을 통해 주민들이 받을 이익과 피해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터무니없는 경제효과

골프장이 지역경제에 미칠 효과는 크게 공사기간과 운영기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개발업자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골프장 조성에만 360억원의 공사비가 남해군내 건설업체와 남해군민들에게 떨어진다. 이것은 군내에서 조달할 공사자재와 장비, 인력에 대한 대가다.

또 콘도미니엄과 골프장 부대시설 공사에서도 120억원 정도가 하청을 받은 군내 건설업체와 군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개발업자는 제시했다.

이 금액을 합하면 총 480억원에 이른다. 실제 이만한 금액이 공사가 이루어지는 몇 년간 군내 건설업체와 군민들에게 풀린다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장밋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개발업자가 평산·덕월지구 골프장 건설에 투자하려고 하는 자금이 총 400억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위 금액은 크게 과장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투자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공사과정에서 남해군에 풀어주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군내의 자재와 장비, 인력이 한계가 있어 외지에서 많은 부분을 필수적으로 조달해야 하고 건설본부를 갖고 있는 개발업자가 스스로 시공할 부분이 상당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진다.

공사기간중에 나타날 역효과도 고려되어야 한다. 매립으로 사라질 생태계의 가치는 두고라도 공사기간 동안 대형차량들로 인한 교통문제와 먼지, 도로파괴 등이 군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또 비록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저감시설을 할지라도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사와 부유물의 바다유입으로 어업피해가 발생할 것은 뻔하다. 주민들과 개발업자가 사전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사상 처음으로 군내에서 일어난 공사로 인한 어민들의 어업피해보상 요구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용창출 효과도 적어
    
개발업자의 설명에 따르면 골프장 운영기간에도 공사기간 못지 않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난다.

우선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등 부대시설에 직접 고용되는 군민들에게 지급될 인건비를 연간 83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인건비는 코스관리, 경기보조(캐디), 영업관리, 식당관리, 총무관리 등에 필요한 170명의 인력과 콘도미니엄 등 부대시설 관리에 필요한 95명을 합한 총 265명의 인력에게 지급되는 것을 모두 합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골프장에 필요한 전체 인력을 남해군민들로 고용할 때나 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에 과장된 것이다.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지역 주민들은 잔디관리나 코스관리에 일용직으로 투입될 뿐이다.

평산·덕월지구 투자예정자가 운영하는 충남 연기군 아이엠지(IMG) 내셔널 골프장에는 경기보조원(캐디)조차 지역 주민이 없었고 잡초 뽑고 농약과 비료를 살포하는 잔디관리직에만 인근 농민들이 일하고 있었다. 이들 일용직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연간 2억2000만원, 다른 일에도 일부 군민들이 고용된다고 보더라도 83억원과는 큰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적인 인건비 외에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재료비, 관리비, 유지비 등과 종합토지세와 재산세 등의 세금을 합해 연간 32억원이 남해에 투자된다고 개발업자는 제시했다. 여기서도 필수적으로 남해군에 납부해야하는 세금 8억원 정도를 빼고 나면 대부분의 재료비와 소모품을 인근의 도시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

개발업자와 투자협정을 맺으면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남해스포츠파크호텔의 사례에서 지켜지기 힘들다는 것이 드러났다.

개발이익은 투자자에게  

이 밖에도 골프장 직원들이 군내에서 소비를 하고 골프장 이용객들이 지역특산물을 구매하는 등의 경제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30만평의 거대한 부지에서 진행되는 사업치고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포장돼 다가가고 있지만 본질은 여전히 개발업자의 개발이익에 있다. 남해군과 주민들이 이 부분을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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