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4월은 행사의 계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맘 때가 아니면 행사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월은 아직 쌀쌀하고 5월은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너나 나도 4월 따뜻한 봄 햇살아래서 친구와 동료, 선후배, 동네 사람들이 모여 우애와 우정을 쌓는다.

그러나 평생 행사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물론 기본적인 의식이야 가져야 하겠지만 때론 그것이 너무 길어 마치 의식을 위한 행사가 아닌가 하고 느낄 때도 있을 정도다.

행사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누구는 인사말을 할 시간을 할애해 주고 누구는 안해 주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 때문에 진작 즐거워야 할 행사의 주인공들이 꿰다 놓은 보릿자루인양 수십 분을 허비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인사말을 하는 사람들도 주인공들 위해 되도록 짧게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 때가 아니면 언제 하겠나 싶어’ 긴 인사말을 한다면 아마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십상이다.
고쳐야 할 관행은 고쳐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화합잔치에서 간혹 승부에 매몰돼 인상을 찌푸르게 하는 일도 있다. 최선을 다하되 즐거워할 행사가 자칫 한 두 사람 또는 한 두 번의 실수로 그르치기도 한다. 승부를 떠나 함께 어우르지는 즐거움이 먼저 돼야 할 것이다.

화합과 웃음이 넘치는 행사의 계절 4월이 되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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