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벚꽃터널길, 구두산, 왕지폭포, 해맞이 고개, 계단식 다랑이 논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진 설천면 왕지마을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던 설천면 왕지마을(이장 윤기청)이 지난 17일 문을 활짝 열고 본격적인 봄 관광객 맞이에 들어갔다.

왕지마을은 농업과 어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마을로 농촌과 산촌, 어촌의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왕지마을은 앞으로 1월에서 3월까지는 산나물과 시금치, 동초캐기, 쥐불놀이 등의 농사체험과 마을 앞 갯벌에서 반지락, 미역, 고둥, 굴 등의 해산물 채취 체험과 바다낚시대회 개최, 구두산 등반 및 편백 삼림욕 후 일출체험, 치자, 먹, 향토를 이용한 천연염색 체험을 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4월에서 6월까지는 마늘쫑 뽑기와 큰마늘 찾기, 손모내기, 방아찧기, 사슴먹이주기 등의 농사체험과, 벌의 생태를 알 수 있는 양봉체험, 닭, 토끼장 만들기와 소먹이기, 밭갈기 등의 축산체험, 한자와 서예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는 해수욕과 낚시체험, 바다캠프와 함께 속잡기, 고동 바지락 채취해 요리하기 등의 다양한 바다체험이 기다리고 있으며, 호박 고추따기와 소를 이용한 밭갈기와 김메기 등이 기다리고 있다.

수확과 결실의 계절이 시작되는 10월부터는 벼, 유자, 김장채소 수확, 유자청·유자주 담그기, 짚공예, 윷놀이 체험과 김장담기, 메주만들기, 농산물 품평회 등의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사계절 농·어·산촌의 다양한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문을 연 왕지마을에는 국비 1억원과 도비 3000만원, 군비 7000만원 등 모두 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60평 규모의 실내체험장과 1,500평의 체험농장, 쉼터, 마을 뒤의 수려한 풍광과 다도해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구두산 등산로 개설, 전산장비와 마을안내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왕지마을은 2003년 친환경농업 확대지원사업 추진대상지로 선정돼 이곳에서 생산되는 마늘과 벼, 유자, 단감, 참다래 등은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어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새로운 농촌체험마을을 기대한다

지난해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설천면 왕지마을이 총 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각종 시설을 갖추고 체험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남해의 관문에 속하는 왕지마을은 예로부터 빼어나 풍경과 벚꽃터널 등 눈에 띄는 관광자원, 그리고 인근의 문화유산 등으로 일찍히 눈길을 끈 동네여서 이번 녹색농촌체험마을로의 변모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왕지 마을은 어촌과 농촌, 산촌의 모습까지 아우르고 있어 다양한 체험과 더불어 사계절 체험까지 가능하다고 하니 그 기대 또한 남다르다.

그러나 이런 기대의 이면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체험객들이 왕지마을을 찾아 마을 소득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이러한 걱정은 기존의 체험마을들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서서히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갈수록 그 본래의 아름다움이 훼손돼 가는 가천 다랭이마을의 모습이 왕지마을에서는 되풀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소득이 는 것은 분명하나 갈수록 인정이 메말라 가는 것 같다’는 한 농촌체험마을 주민의 안타까움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마을 본래의 모습이 지켜지고 마을 주민들이 즐겁고 재밌는 농촌체험마을,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새로운 모습의 농촌체험마을이 왕지마을에서 만들어지길 바래본다.

/한중봉 기자 bagus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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