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변화를 거부하고 철밥통(현실안주조직)으로 남아라' '격무부서를 기피하고 편안한 곳에서 세월 보내려는 생각만 하라' '기금과 예산을 공직자의 마음에 맞는 단체만 지원하라'
경남도청 공무원이 내놓은 '경남도가 빨리 망하는 방법'중 일부다. 하던 그대로 일한다든지, 그저 편안하게만 생활하려는 자세, 원칙을 잃은 행정처리 등을 꼬집는 말이다.
경상남도는 지난 7월 22일 김태호 도지사의 '도청이 빨리 망하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지시에 따라 그동안 각 실국별로 제출된 '경남도청 빨리 망하는 법'을 지난 16일 공개했다.
경남도청은 이를 조직분야와 인사분야, 직무분야, 근무형태, 정책분야 등으로 구분 이중 80개 항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거꾸로 적용하면 경남도를 비롯 행정기관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경남도 공무원은 '시대변화를 거부하고 현실안주조직(철밥통)으로 남을때 '조직을 폐쇄적으로 운영 '도민을 보지 못하고 도청 조직내의 집단 이익 극대화 '독단적, 냉소적, 권위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 경남도는 망할 것이라 했다. 이는 도청 공무원들이 그동안 느껴온 조직이기주의, 관료화 등에 대해 반성하거나 꼬집어 주는 말이다.
또한 인사를 할 때 '줄서기, 지연, 학연, 혈연에 의한 인사운영 ■비위 맞추는 사람 우대 ■자기 사람 심기로 도청내 파벌 조성하기 ■변화와 혁신의 마인드가 없는 공무원을 인사 발탁하면 된다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선 공무원들이 민선자치단체장의 인사전횡을 꼬집는 대목도 있었다.
직무분야와 관련해서는 평소 자신들이 느껴온 부분들에 대해 펼쳐놓았다 ■문서작성시 핵심내용 변경없이 자구수정만 계속 반복 ■나는 안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뒷다리 잡는 근성 ■도시자는 표, 국과장은 노조, 사무관이하는 다면평가, 직위공모 의식 ■예산을 남의 돈으로 생각해 아낌없이 집행 ■시간떼우기 업무추진 사례가 지적됐다.
근무형태로는 ■승진을 위해 상사의 사생활까지 챙기는 일 ■상대방의 허물을 부각시켜 반사적 이익을 얻는 행위 ■정책결정시 토론없이 상사의 의견만 따르는 사람 ■언론기관과 친분유지로 비판적 보도를 피할려는 형태가 도청을 망하게 할 것이라 꼬집었다.
또한 정책분야로서는 ■일관성 없는 대형프로젝트 남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쫒아 사업추진 ■ 철저한 투자분석에 의한 투자보다 즉흥적 결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도 관계자는 ■대부분의 실국에서 현 도청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잘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에 대한 도민의 요구를 충분히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특히, 1년 후에 오늘 제시된 이러한 문제점들이 실국별로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종합 점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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