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광주 염주 종합체육관이 들썩였다. 온게임넷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을 관전하기 위해 모여든 인파만 만 여명. 이날 광주는 한파로 체감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불구, e스포츠 팬들이 부부젤라와 북까지 동원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쳐 스타리그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시켰다.
이날 결승전에서 정명훈 선수는 상대 송병구(삼성전자)선수를 3대 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고 31번째 스타리그 우승자로 등극했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두 번의 준우승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1경기, 2경기 연달아 정 선수가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하고 3경기에서도 정 선수는 준비해온 맞춤 전략과 운영으로 상대선수를 완벽히 제압했다. 현란한 벌쳐 운영과 탱크-마린 드랍으로 상대선수의 본진과 멀티를 초반부터 동시에 공략한 정선수는 기세를 몰아 끊임없이 상대선수를 괴롭히며 결국 승리를 확정지었다.
정 선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이 준비하긴 했지만 쉽게 이길줄 몰랐다. 임요환과 최연성을 잇는 테란의 후계자로 이제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만족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향우2세인 정명훈 선수는 현재 에스케이텔레콤 T1에 소속돼 있으며 현재 KeSPA(한국 e스포츠협회) 랭킹 3위이다. 정명훈 선수의 아버지 정중석(설천초교 52회)씨는 설천 봉우가 고향이다. 
정 선수가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것은 2005년 중학교 1학년 말. 이듬해인 2006년에는 매월 1회 열리는 전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숨은 실력을 알아본 에스케이텔레콤에서 바로 입단제의가 들어왔고 2006년 온라인 연습생을 거쳐 2007년 T1에 입단하면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후 인크루트 스타리그 첫 준우승을 시작으로 여러 리그에서 팀의 선전을 이끌며 테란강자로 자리 매김했다. 이어 2009년에는 제3회 실내 아시아경기대회(주최국 베트남) e스포츠 국가대표로 선정돼, e스포츠부문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해 09-10 프로리그 팀 준우승을 이끌며 현재 KeSPA(한국e스포츠협회) 랭킹 3위를 지키고 있다.

언제나 믿음직한 장남

프로게이머, 다소 생소한 이 직업은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와 함께 새롭게 등장했다. 텔레비전에서도 전용채널이 있을 만큼 인기 있는 스타크래프트. 한번은 들어봤음직한 이 게임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IT산업강국인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정 선수는 이 게임을 중학교 1학년 말에 접했다고 한다. 부모님의 걱정은 없었을까? 아버지 정중석씨는 “어릴 적부터 믿음직한 아들이었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대회 우승 이후 한 가지 약속을 했다. 6개월만 해보고 안되면 그만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 선수는 연습생 기간을 훌륭히 보내고 임요환 선수의 대를 잇는 테란의 최강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결승전이 열리면 항상 경기장을 찾는데 광안리에서 열리는 프로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인터뷰의 내용대로 정 선수가 초심을 잃지 않고 우리나라 e스포츠계를 이끌어가는 멋진 프로게이머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