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꿈과 희망을 염원합니다.
부산경찰청장  서  천  호

먼저 제 고향 남해와 역동적인 군민 여러분께 정중히 새해인사를 올립니다.
동해로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신묘년 첫 해돋이를 바라보면서, 부산시민의 평안을 빌고 부모 형제와 고향의 깨끗한 바다를 떠올렸습니다만, 파아란 해운대 바다를 보노라면 제 고향 남해에서 흘러 흘러 왔을까, 가슴 저릿할 때가 많습니다.
시인 정지용의 시구처럼 저의 뿌리, 제 고향 남해가 꿈엔들 잊힐 리 있겠는지요?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부산경찰은‘이른 바 김길태 사건,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G20’등으로 숨 가쁘게 달려 온 시간들이었습니다.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길태 사건은 전 국민의 공분을 낳아 여성ㆍ아동 성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계기가 되었고, G20 정상회의 완벽한 경호와 경비역량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한 수 배워야 겠다”고 극찬할 정도로
국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까까머리 젊은 시절, 짧은 인생을 영원한 조국과 경찰에 바치고자 제복을 입었던 때를 떠올립니다. 위민헌신(爲民獻身), 위경헌신(爲警獻身)은 제 삶의 목적이요, 평생의 사명이었기에 다시 초심을 마음에 되새기곤 합니다.
경찰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욱 겸손하게 헌신하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두드리고 정진해 가겠습니다.
남해의 힘찬 파도와 바람, 그리고 부모님과 귀한 인연들의 사랑을디딤돌로 삼고 어떤 역경에도 좌절하지 않는 반야심경, 무유공포(無有恐怖)의 정신으로 담대히 정도를 걷는 남해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저는 남해란 말만 들어도 눈이 번쩍이고 귀가 쫑긋합니다. 남해는 국제 해양관광도시, 스포츠 휴양도시, 환경농업도시란 3대 비전을 가지고‘행복한 부자 남해’를 만들기 위해 군민들께서 온 열정을 다하시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우리 남해 축산농민들께서 겪었을 노심초사를 생각하면 자식들을 위해 평생 흙을 일구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미구에 고향 형제자매들의 얼굴이 하얀 치자꽃처럼 밝게 필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남해 경제와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남해 군민들께 다시 한 번 존경과 찬사를 드립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강추위가 연일 계속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더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만,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을 안전하게 구출했다는 소식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정말 기쁘게 하였습니다.
이렇듯 군인은 군인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국민들께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한다면 신묘년 새해에는 기쁘고 좋은 소식만 넘치고 나라와 국민들이 행복하고 평안해 질 것이라,저는 확신합니다.
뉴욕의 어느 공원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느 맹인이“나는 맹인입니다”는 팻말을 목에 걸고 적선을 구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고 말더랍니다. 지나가던 누군가 이를 보고 팻말의 내용을“바야흐로 봄은 왔는데 나는 볼 수가 없다니.....”라고 바꿔 적었더니 행인들이 적선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팻말을 바꿔 적은 사람은 프랑스 시인 알랭드 보통이었습니다.」같은 사안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느냐가 확연한 결과의 차이를 낳을 수 있다고 봅니다.
위기를 기회로, 갈등과 시련을 삶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삶의 지혜가 항상 우리에게 머물기를 잠시 기도해 봅니다.
어떤 허물이 있다 할지라도 포근히 감싸주는, 어머니 품 같은 제 고향 남해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하면서 먼발치서나마 남해의 꿈과 희망을 염원해 봅니다.
지나가시는 길, 혹 연락을 주시면 한달음에 달려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군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 드리며, 새해 더 많은 축복과 행운이 가득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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