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동화 ‘미운오리새끼’같dl 새끼 백조로 보이는 4마리와 어미로 보이는 백조 2마리 등 6마리가 강진만에서 확인됐다. 무리에서 떨어진 것이거나 기존에 왔던 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백조의 구체적 확인은 이례적이다.

천연기념물 201호 ‘백조(큰고니)’는 희귀종이자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다.

큰고니로 불리는 백조(whooper swan)의 몸길이는 약 1.5m정도, 펼친 날개의 길이 약 2.4m 안팎으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크기의 새다. 울음소리가 “호옷, 호옷”과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잘 움직이지 않지만 날기 시작하면 대장관을 연출하는 초대형 새다.

암수 모두 순백색이지만 어린 새는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오리 새끼’에서처럼 회갈색을 띤다.

남해신문이 지난 11월23일 오후 1시04분께 포착한 강진만의 백조 6마리 중 순백색을 띠는 왼쪽의 2마리는 어미이고 나머지 4마리 회갈색은 새끼인 것으로 추측된다.

백조는 낙동강, 주남 저수지, 금강, 진도, 화진포호, 경포호 등지로 날아들지만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분류돼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93년~2006년까지 13년간 195종 1만5011마리의 철새에게 발목 가락지와 목 밴드 및 전파발신기를 부착한 뒤 인공위성을 이용해 이동경로를 파악한 결과에서 당시 백조는 러시아 북동부 지역에서만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몽골 북서부 번식지에서 낙동강 하구 및 진주 영천강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경로를 밝힌 적이 있다.

실제 인근 진주시 금곡면 영천강에서도 백조 댓 마리가 주민들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다. 강진만으로 오는 백조는 몽골인지 러시아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진한 연구관은 통화에서 “고니(백조)는 동해안과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고 낙동강 주남 저수지와 진주시 등으로 이동하지만 남해의 경우는 많지는 않지만 예년부터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관심을 못 가져 못 봤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이런 추정과 달리 주민들은 새의 크기와 희소성 때문인지 백조를 ‘그냥 특이한 새’ 쯤으로 알고 있었고 “최근 몇 년 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남해읍 토촌어촌계 조현태 계장은 “올해는 보지 못했지만 보기 드문 큰 새 너 댓마리를 봤고 최근 2~3년 전부터였다”며 “덩치가 크고 하얀 거위 모양이었고 물이 들고 나갈 때 뭔가를 잡아먹었다”고 했다. “겨울에 계속 그 자리에서 놀다가 철이 바뀔 때 날아갔다. 굉장히 크고 특이했다”고 말했다.

이들 백조의 개체수가 늘 거나 집단 서식 등이 확인될 경우 강진만은 ‘백조의 호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백조는 강진만이나 국내에서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수 좋으면 강진만에 이들 백조 가족을 직접 볼 수도 있다.

▲ 2009년 11월23일 남해신문이 강진만 백조의 사진, 위치는 남해읍 선소와 심천 사이 강진만이었고 찍은 장소는 이곳 해안도로였다. 사진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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