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남해군농민회 출범식에서 김성 회장이 대회사를
통해 강력한 쌀 개방 반대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총선후보들 축하객으로 왔다 '찬밥신세'

농민투쟁을 선도하며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민조직으로 자리매김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농의 깃발이 드디어 남해군에서도 올랐다.

남해군농민회(회장 김성)가 1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 17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공식 출범식을 갖고 더블유티오(WTO) 쌀 재협상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남해군농민회 회원들과 전농 지도부, 경남도연맹 소속 각 지역 농민회원, 그리고 군내 농업관련단체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준비위원장에서 회장으로 추대된 김성 회장은 대회사에서 한-칠레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을 회고하며 쌀 투쟁에 한국농업의 운명이 걸렸음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칠레자유무역협정 저지 싸움에서 보여준 농민들의 모습으로 2004년 쌀 관세화 유예를 기필코 이뤄낼 것"이라며 "남해군농민회의 깃발을 치켜들고 남해농업의 선두주자로써, 그리고 민족농업 파수꾼으로서 전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하영제 남해군수는 축사에서 "누군가는 나서야 농업을 지킬 수 있는데 남해군농민회가 후손들에게 농업기반을 물려준다는 심정으로 임해주길 바란다"며 "다시 출발하는 남해군농민회가 고생이 많겠지만 꼭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에 초청된 전농과 경남도연맹 지도부는 한국농업의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정치권을 강하게 성토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강기갑 전농부의장은 "민족의 어머니인 농업을 돈 좀 벌자고 외국에 팔아먹는 정치권은 패륜아나 마찬가지인데 이런 정치권을 또 찍어줘야 하겠냐"며 "농민들은 이번 총선에서 눈 똑바로 뜨고 진정 농업을 지킬 정당과 사람에게 표를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강 부의장은 "이미 전 세계의 돈과 무기를 장악한 미국이 이제는 식량마저 장악해 무기화 하려고 한다"고 경고하며 "이런 상황에서 농민들의 선택은 더블유티오를 반대하는 것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소속인 강 부의장은 지난 15일 당원들의 직접투표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6번을 배정 받아 민주노동당이 10%이상 득표하면 전농의 조직적 대표로 국회 입성이 유력하다.

남해군농민회는 출범선언문에서 농민회가 '농민들의 대중투쟁을 거치면서 결성된 전국 농민운동의 단일조직'임을 선언하고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업방향을 밝혔다. △쓰러져 가는 농업, 농촌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물러섬 없이 임한다. △농민과 농민회원의 권익향상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남해를 살기 좋은 복지공동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남해군농민회는 김성 회장을 필두로 박희표(설천), 박명석(고현), 임국윤(남면)씨 등 3명의 부회장을 선임하고 홍광표 사무국장, 이태문 정책실장, 배남홍 총무부장으로 첫 진용을 꾸렸다. 면단위 지회는 설천면지회가 박광영 지회장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조직강화사업을 거쳐 조만간 삼동면, 남면, 고현면지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농민표를 의식한 듯 남해하동지역구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박희태, 남명우, 김두관 후보가 모두 참석했다. 남해군농민회는 한-칠레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뜻에서 이들에게 별도의 발언기회를 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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