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고향인 남해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수려한 풍광으로 현재는 관광 및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남해인들은 예로부터 섬이라는 입지 조건으로 인한 농토의 부족을 산이나 자투리땅을 개간하여 전답을 만들고 바다로 나가 파도와 싸우며 생계를 꾸려왔다. 이처럼 역경을 헤쳐 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끈기와 인내, 근면과 성실, 검소와 절약의 성정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와 남해인의 기질이 되었다.

이러한 기질을 가진 남해인들은 강한 생활력으로 타향에서도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다들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또한 남해인들은 예로부터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자식들을 공부시키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이러한 남해 특유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 남해인의 강한 생활력과 높은 교육열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시기하기도 한다.

남해사람은 인정이 많고 근면하며 똑똑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네들끼리만 잘 어울리는 탓에 몇 사람만 모여도 모임을 만들고 다소 배타적인 모습도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가정에서는 너무 가부장적이고 직장이나 사회집단에서는 종종 자기 주장이 강한 반골적인 성향을 표출하기도 한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생활력이 너무 강하고 배타적이며 반골적인 성향을 들어 남해사람들은 참 독하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기질이든 항상 긍적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길 마련이며, 그 기질을 어떻게 표출하느냐에 따라 남들의 평가 또한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남해인들은 어떤 역경도 극복해 내는 생활력을 발휘하며 열심히 살되 수단방법을 가릴 줄 알고 인정사정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우리끼리 어울리고 단합하되 타지역인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또한 반골적인 성향도 개인의 욕심이 아닌 공익을 위해 표출된다면 자기가 속한 조직 속에서 용기있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남해 사람들은 남해인의 기질을 긍정적으로 표출시키면서 열심히 살아왔으며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이 곳 부산에다 남해 정신을 확실하게 심어왔다. 남해인의 기질을 더욱 발전적으로 계승함으로써 부산의 발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해인을 하나로 묶어내는 향인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생각해보면, 인간에게는 누구나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 있게 마련이다. 고향은 어머니 품속과 같고, 유년시절의 추억과 낭만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시골 지역을 고향으로 둔 출향인들에게는 도시 지역이 고향인 사람들이나 고향을 지키고 사는 사람들보다 고향의 의미가 더 클 것이다. 출향인들은 늘 마음 한 구석에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산다. 그래서 타향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고 모르던 사람도 친숙감을 느낀다.

고향이라는 지연은 하나됨의 동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인회는 고향에 대한 사랑과 향수의 또 다른 표상이다. 남해인들의 애향심을 유별난 편이기도 하다. 남해군향우회를 비롯해 면별로, 동네별로 향인회가 조직되어 상부상조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창립되어 선배 향인들의 희생적인 노력 덕택에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향우회가 다시 한번 도약하고 남해인의 기질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기 위한 장이 되기 위해서는 향우들의 단합된 힘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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