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낙포부두에서 지난 23일 유조선 2척이 충돌해 광양만으로 다량의 기
름이 유출됐다. 충동한 유조선의 모습. 사진제공 : 여수환경운동연합.
 

전남 여수시 삼일면 낙포부두 앞 300m 해상에서 지난 23일 새벽 3시경 유조선 2척이 충돌, 다량의 벙커씨유가 광양만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해양오염에 비상이 걸렸다.

사고지점이 남해군 서면 지역에서 육안으로도 관찰이 가능한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군 행정과 서면 주민들은 사고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사고는 파나마 선적 5900톤급 유조선 승해호와 부산 선적 4600톤급 유조선 정양호가 충돌하면서 정양호의 기름탱크가 파손돼 발생했다. 여수해경은 기름유출량을 380여㎘로 추산하고 방제선을 동원해 긴급방제작업을 벌이는 한편 두 유조선의 선장을 긴급체포해 운항부주의와 항로준수 여부 등 위법사실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관계자는 “다량의 기름이 유출되긴 했지만 다행히 날씨가 추워 벙커씨유가 응고되는 바람에 예전처럼 심각한 기름띠 확산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염해마을을 비롯한 서면지역 바닷가에는 응고된 기름 덩어리가 밀려와 주민들이 이를 수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고여파가 남해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태풍 매미로 서면 유포마을에서 기름 바지선이 파괴돼 해양오염을 불러온 사고를 채 수습하기도 전에 또 다시 광양만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해 어민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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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해마을 주민이 마을 앞 갯벌에서 떼죽음한 쏙을 들어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쏙
떼죽음의 원인을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의 영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염해마을 쏙. 바지락 떼죽음

주민들, “방제용 유화제 영향” 주장


여수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로 밀려온 기름덩어리 방제작업이 한창인 서면 염해마을 갯벌에서 지난 24일 쏙과 바지락이 한꺼번에 떼죽음했다.

주민들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오염에 강한 쏙이 집단폐사하는 것을 보고 기름유출사고의 영향으로 여기고 있다. 한 주민은 “70평생을 살면서 쏙이 이렇게 갯벌로 기어 나와 죽는 것은 처음 본다”며 “기름덩어리나 방제용으로 뿌린 유화제의 영향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주민들의 연락을 받은 남해수산기술관리소(소장 최동민)가 현장에서 쏙을 채취해 가 폐사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최동민 소장은 “환경오염에 의한 폐사 여부를 직접적으로 분석하기는 어렵다”며 “산란 등 생태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분석해 오염에 의한 폐사를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화제 사용여부와 관련해 여수환경운동연합 조환익 사무국장은 “사고 당일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사고현장에 출동해 방제작업을 지켜봤지만 유화제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유화제 이외의 다른 영향을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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