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면 포상(浦上·개상)마을 서편 뒤쪽에 있는 평평한 동산을 구무정이라 부른다.
일부 불교학자들의 주장대로 팔만대장경을 이 곳에 있던 사찰에서 판각했다면 각수(刻手)로 일했던 수 많은 젊은이들의 무술시합이나 대련(對鍊)이 이 건물에서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장경 판각을 주도했던 사찰의 부속 건물로 믿어지는 전각이다.
지금은 폐허로 변해서 건물 흔적은 찾아볼 길이 없다.
다만 이 구무정에서 남쪽편 산 들머리에 ‘천인정(千人井)’이라는 우물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구무정’과 함께 거명되는 ‘천인정’은 ‘천명이 먹을 수 있는 수원(水源)이 넉넉한 우물’이라는 뜻이다.
바위 틈에서 일년 내내 맑고 깨끗한 물이 나오는데 중앙승가대학 김상영(金相永·불교학과)교수는 이 곳을 답사하고“혹시 이 곳이 옛날 고려시대 팔만대장경을 판각하던 대규모 사찰과 깊은 관계가 있지 않은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절과 우물(샘)은 항상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대장경 판각장소가 이 인근 어딘가 하는 강렬한 의문을 제가한 바 있다.
포상 마을 황소순아(黃小順雅·90)님과 박춘호(69)님 등 주민들은 한결같이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이 샘은 물이 줄거나 마르는 일이 없었다는 증언이다.
천(千)사람이 먹을 수 있었던 샘물이었으니 그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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