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여름 산행을 시작으로 서울 근교 산을 다녔지만 언제나 그리운 고향..그 고향의 산과의 인연은 비켜갔다.

설흘산과 응봉산을 갈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마음만 보내곤 했는데 한라산 설경 산행을 마다하고 가족과 함께 고향을 가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설흘산과 응봉산을 산행을 계획하곤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고향이라고 하지만 읍에서 자란 난 몇 해 전에 처음으로 남면을 돌아보았으니까 모든게 생소 할 수밖에 없었기에 산행 정보며 산행기를 읽어보게 되었는데 산행기에 등장하는 응봉산의 표지석 대신 매직으로 바위에 쓴 '매봉산'이란 글씨를 보고, 설마하며 고향에 있는 카페 운영자인 창호씨의 안내를 받으며 선구에서 오르기 시작했는데 2월 말인데도 봄날씨 처럼 화창한 날씨였다.

서쪽으론 여수 오동도 및 돌산반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앞엔 세존도까지…

멀리 금산 아래 꽃처럼 떠있는 섬들이 내 눈 속에 잠겼다.

망망대해의 수평선이 유일하게 보이는 곳, 가슴이 확 터였다. 망망대해를, 아기자기한 섬들의 대화마저 들을 수 있는 곳이 내가 오르는 응봉산인 거 같았다.

여러 곳을 여행 다녔지만 고향만큼 좋은 곳이 없었다.

바다와 산과 들과 마을의 환상적인 조화를 보며 정상까지 왔는데 클릭 하나로 볼 수 있었던 사진 속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되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산에 이름표가 없다는 사실에 잠을 설치게 했다.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군청에 알아보고 고향에 있는 창호에게 알아보고 그리고 남해향우회 카페 이름으로 표지석을 세우기로 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고향의 산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기에 이왕에 세워드릴 거면 빨리 서두르기로 했다.

산행을 하면서 정상에 가면 대부분이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데 그 산의 이름표가 없다는 건 말이 아니였기에 고향에서 나는 자연석으로 응봉산 이름에 어울리는 글씨로 그렇게 고향에서 진행을 했고 표지석 제막과 함께 해마다 하던 시산제를 15일 하기로 하고 15일 새벽에 서울에서 10여명이 출발하고 부산, 남해에 계시는 카페 회원이 참석하기로 했다.

남해산악회 회원 10명이 참석해서 표지석 제막식을 빛내주었다.

표지석을 세우는데 약 3주가 걸렸는데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산객을 보니 행복했다.

남해향우회 카페 회원들의 작은 정성으로 마음 하나하나로 세워진 이 응봉산 표지석이 작은 시금석이 되어 앞으로 고향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다짐해 보았다.

올 한해 진실로 고향을 사랑하는 카페 '남해향우회'가 되기를, 건강한 산행, 자연을 사랑하는 산행, 서로의 화합과 사랑이 넘치는 산행이 되길, 넉넉한 산을 닮아가길 간절히 기원드렸다.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해주신 남해산악회 회원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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