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막바지인 요즘, 비단을 두른 것도 모자라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치장한 금산이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저마다 전설을 간직한 자연의 조각품 38경과 보리암의 영험함 있는 남해의 소금강 금산. 그 금산이 단풍옷을 벗어버리기 전에 머리와 가슴에 그 형형색색의 모습을 담아오자. <편집자 주>

부초처럼 떠 있는 섬들 사이로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듯 솟은 금산은 이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남해 최고의 전망대다.
좋은 전망대라는 이유 외에도 금산의 매력은 수도 없이 많이 있다.
기괴암석이 금강산을 닮았다하여 남해금강으로 불리기도 한 금산은 높이 701m의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으로 온통 기암괴석들로 뒤덮혀 절경을 이루고 있다.
683년 신라 때 원효대사가 초당을 짓고 수도를 했다고 하는데 보광산이라 불려지던 이 초당은 훗날 보리암으로 개칭되고 여기서 이성계가 100일 기도 끝에 조선왕조개국의 뜻을 이루게 되어 온 산을 비단으로 덮어 준다는 약속을 하고 조선의 개국 후 이를 실행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비단 금(錦)자를 써서 금산이라 이름지어주어 허언일 될 뻔 했던 약속을 지켰다고 전해진다.
이후 금산으로 불려 지기 시작했으며, 전국 3대 기도처의 하나인 보리암으로 유명해졌다.
언제나 보리암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금산은 그 자체가 영험한 신력을 가진 듯 웅장하면서도 빼어난 경관을 갖추고 있다.

아래로는 앵강만을 끼고, 상주의 배경이 되는 금산은 남해를 찾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찾아봐야할 관광코스다.
금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2가지다. 상주 매표소 쪽에서 오르는 산길과 이동면 복곡저수지 쪽에서 오르는 길이다.
금왕사와 저수지를 지나 차로 오를 수도 있지만 상주 쪽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른 뒤 막걸리라도 가볍게 한잔 하고 내려오는 길목이 훨씬 아름답다.
등산의 재미와 자연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다면 상주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주쪽에서 오르면 정상까지 도착시간은 넉넉잡아 1시간 30분이 걸리고 명소들은 정상 주변에 옹기종기 몰려 있다.
등산로에 들어서면 자연 수목이 우거진 완만한 산길이다.
자연의 정취를 마음껏 마시며 20여분을 오르면 쉼터와 음수대가 나오는데 이곳을 지나면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진다.
이 돌계단을 20여 분간 또 오르면 금산 38경 중 하나인 해골처럼 생긴 쌍홍문이 보이는데 그 왼편에는 장군이 검을 들고 쌍홍문을 지키듯이 서있는데 일명 수문장이라 불리는 장군암이다.
그 장군암은 나무나 암석에 붙어 사는 덩굴식물인 송악으로 뒤덮혀 있어 마치 갑옷을 입고있는 듯 하다.
쌍홍문에서 왼쪽으로 가면 제석봉, 상사바위, 흔들바위 등이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보리암, 원숭이바위 등이 있다.
쌍홍문, 사자암, 좌선대, 만장대, 상사바위, 원숭이바위 등 그 누구도 흉내조차 내지 못할 자연의 조각들과 온갖 전설을 간직한 제석봉, 일월봉, 화엄봉, 대장봉 등 솟아오른 봉우리들의 형상은 과연 남해의 소금강으로 불릴만하다. 
상사바위에 올라서면 보리암을 중심으로 한 금산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데, 이 상사바위에는 서글픈 전설이 있다.
옛적에 상주에 살고 있던 한 청년이 이웃 처녀에게 한 눈에 반하고 상사병에 걸려 죽을 처지에 놓이자, 이를 알게 된 여인이 이곳에서 청년의 마음을 받아들여 사랑을 이뤘다고 해 상사바위로 불리고 있다.
상사바위에서 왼쪽으로 가면 단군성전이 나온다.
이곳은 김연섬 선생이 1995년에 건립해 시조 단군을 모시고 있다.
다시 정상으로 10여 분을 가면 금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은 사방의 조망이 넓고 아름다운 남해안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해 망대라 불리고 있으며 이 망대는 고려시대부터 최남단 봉수대로 사용되었으며 현존하는 봉수대 중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산에는 이 밖에도 세존도, 흔들바위, 부소암, 사자암, 사선대, 삼불암, 문장암, 화엄봉, 제석봉 등 무수한 38경 볼거리들이 존재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단풍으로 둘러 쌓여 올해 중 최고로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금산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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