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미곡처리장, 자체 매입 가격 미결정
농가, “제발 경남도내 시군 수매가만큼은 나왔으면…”

“일년 나락농사 끝엡제값도 못 받고 자식처럼 키운 벼를 놓고 돌아서야 하는 심정은 정말이지 답답하다”

“마늘, 시금치가 주작인 관점에서는 쌀값을 높이 받겠다고 욕심을 내기도 그렇지만 한 해 농사 끝 떨어지는 쌀값은 정말 억울한 생각이 든다”

“제발 경남도내 인근 시군 수매가만큼은 나왔으면 한다”

올해산 공공비축미곡 산물벼 매입과 자체매입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군내 남덕미곡종합처리장과 남해정미소는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산물벼 수매에 나섰다.

공공비축미 배정물량 외 산물벼를 들고 나온 농가마다 올해는 자체수매 가격이 얼마에 형성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미곡처리장과 정미소 입장을 파악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남덕미곡종합처리장은 이날 정부 공공비축미 수매 외 자체수매 가격과 관련 인근 시군의 미곡종합처리장 형성가격 추이와 전체 수매 현황을 고려한 후 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반면 품종 기준 없이 산물벼 수매에 나선 남해정미소는 이날 1등 4만5000원, 2등 4만3000원, 3등 3만9000원 수준에서 자체수매가를 결정, 전체 평균 4만3000원에 사들였다.

이같은 가격에 대해 일부 농민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회복된 듯 하지만 정부 수매가를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1000∼3000원 가량 낮은 수준으로 보았다.

그러나 농가나 미곡처리장, 정미소 관계자 모두 상호 ‘어쩔 수 없다’며 체념한 듯 예년과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매가 이뤄졌다.  

또 이번 수매는 잦은 비와 적은 일조량, 태풍 등의 영향으로 다소 등숙이 늦어 특등품이나 1등보다 주로 2등급으로 분류된 산물벼가 많았다.

이에 따라 상품성 있는 쌀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남덕미곡처리장이나 남해정미소 입장에서는 자체수매 물량의 경우 등 외 수매를 꺼리는 듯 했다.

추석 전 4만5000∼4만9000원에서 햅쌀을 사들였다는 정유석 남해정미소 대표는 “수입쌀 개방 등으로 해마다 떨어지는 쌀값인 데… 시세에 맞춰 수매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도 가슴이 아프다”면서 “되도록 농가의 입장에서 한 값이라도 더 주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정미소도 자선기관이 아니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정미소의 입장에서 “이모작 형태의 영세한 농업구조 속에 남해는 쌀보다 마늘, 시금치가 농가의 주력 작목이다 보니 미질을 위해 일모작을 강요할 수 도 없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올벼(운광벼)를 더욱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업기술센터 조태연 계장은 “운광벼는 미질도 좋고 조기수확도 가능해 경기미 나오기 이전 햅쌀로서의 시장에 내놓을 수있다는 장점 외에도 키가 작아 태풍 등의 영향을 덜 받을 확률이 높아 지역에 적당한 품종으로 생각된다”면서 “올해 전체 생산량의 5%가량 보급했으며 내년에는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능하다면 화영벼 대신 운광벼를 정부 수매 품종으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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