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적으로 공공비축미 매입량이 크게 줄어 농가가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또 잦은 강우와 적은 일조량으로 벼가 제대로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마늘농사를 위해 벼 수확을 서둘고 있어 차후 판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남해군에 올해 배정된 공공비축미 매입물량은 조곡 40㎏기준으로 산물벼 7746가마, 포대벼 4만9461가마 등 총 5만7207가마다.

이같은 물량은 지난해(당초 총 6만4088가마)보다 6881포대가 줄어든 배정량이며, 정부가 추가매입(포대벼-4758가마)을 통해 사들인 양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에 비해 무려 1만1639가마가 줄었다.

이에 따라 공공 비축미에 의존해 온 농가들이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공공비축미가 줄어든 만큼 해마다 산지 일반매입이 늘고 쌀값이 하락하고 있어 공공미곡종합처리장이 없는 지역의 경우 일반 미곡처리장이나 정미소에서 수매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가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남해군의 경우 3400ha에서 약 54만2300가마(조곡40kg 기준, 2만1692톤)가 생산될 전망이다.

이중 자체소비량은 24만6000(식량15만가마, 종자6가마, 기타9만)가마로 추정되며, 나머지 29만6300가마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내 출하 예상량 중 그나마 안정적인 판로인 공공비축미(5만7207가마)와 농협계약재배(약 4만 가마)를 제외한 산지 일반매입 물량은 약 19만9093가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잦은 강수와 적은 일조량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공공비축미 배정 물량이 줄어든 만큼 산지 일반매입 물량은 늘어나기 때문에 미곡종합처리장 및 정미소, 그리고 농가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곡협의회는 전년대비 전국공공비축미가 약 25% 가량 줄어 산지 일반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통될 양이 늘었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쌀값은 5∼7% 하락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특히 쌀수입개방 등으로 쌀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에서 미곡처리장이나 정미소는 상품성과 미질이 떨어지는 벼를 외면할 확률이 높아 사실상 농가가 부담해야 할 물량 및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곡수매제가 유효했던 당시 5만8000원(40kg)으로 수매됐던 산물벼 값을 보전키 위해 공공비축미제 시행 후 정부는 쌀소득보전변동직불제 등을 도입하고는 있지만 공공비축미 도입 후 매년 줄어드는 수매물량만큼 쌀값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군내 산지 일반 매입량인 19만9093가마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은 모든 농자재 값과 유류비가 오른 상황에서 쌀값은 지속적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면서 해마다 줄어드는 공공비축미도 문제지만 줄어드는 양만큼 떨어지는 쌀값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일 벼 수확에 나선 한 농가는 “시장에 쌀값을 맡겨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꾸만 떨어져 가는 쌀값에 미곡종합처리장과 정미소도 수매를 외면하는 실정이라면 사실상 정부가 쌀농사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그는 또 “올해는 잦은 비와 적은 일조량, 태풍 등으로 작황도 부진하고 상품성도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벌써부터 산지 일반 수매조차 외면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미곡종합처리장의 경우 작년보다 1000원정도 쌀값이 하락한 상태에서 현재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유기농 쌀의 경우에도 지난해보다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원 가량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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