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체험마을 중단 화난 지족주민들
개발추진 주민위원회 창립, 단체행동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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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전 삼동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족지구개발추진위원회 창립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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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면 지족 1, 2, 3리 주민들이 '지족지구 개발을 위한 개발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남해군이 지족지구에 대한 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여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삼동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족지구 개발을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약칭 지개추라 함)' 창립총회는 지족 1, 2, 3리 이장, 새마을지도자, 개발위원, 청년회장, 부녀회장, 어촌계 임원 등 3개 마을 임원 4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지개추'는 이날 창립총회를 위해 사전 발기인 모임을 통해 조직구성, 회칙초안, 사업계획들을 충분히 논의해왔기 때문에 이날 창립총회는 그 동안 논의해온 내용들을 추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개추'는 앞서 말한대로 3개 마을 임원들 전원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임원은 위원장, 부위원장 3인, 사무국장으로 구성되며, 이들 5인 임원과 각 마을 개발위원장, 새마을지도자, 어촌계장, 청년회장, 부녀회장들 15인으로 구성되는 20인 운영위원회가 조직을 이끌어 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총회는 위원장에 임용채(54·지족1리), 부위원장에 홍규표(지족1리)·김재수(지족2리)·전대현(지족3리) 이장, 사무국장에 이운용(42·동남해주유소 대표)씨를 각각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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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인 지족1리 홍규표 이장, 2리 김재수
이장, 3리 전대현 이장.(오른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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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채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회칙제정에서 지개추는 창립의 목적을 "연륙교 개통에 발맞추어 지역여건과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새로운 테마를 갖는 관광자원의 발굴 및 개발을 통해 주민소득 증대사업, 복지사업 등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개발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운영재정은 3개 마을에서 균등분담하기로 했으며, 마을의 임원이 바뀔 경우 위원의 자격을 자동적으로 승계 하도록 했다. 지족지구라는 명칭 때문에 창선면 지족리도 위원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이는 위원장이 창선면 지족리 대표를 만나 의견을 물어본 다음 결정하기로 했다. 

지개추는 이어 이날 창립총회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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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총회 후 추진위원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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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  의  문>

"우리 지역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주인의식으로 뭉친 우리는 오늘, 지족지구 주민자치역사에 빛날 '지족지구 개발을 위한 추진위원회' 결성을 선포한다. 

예로부터 우리 지족리 주민들은 방문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손도(지족해협)의 수려한 풍광을 잘 보존하며, 이웃 간에 인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어 왔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순수하고 순한 민심은 오랜 동안 행정당국의 투자 및 개발정책 대상에서 배제되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우리는 창선연륙교 건설사업이 시작될 때 "이제 우리 지족지구도 함께 발전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왔다. 주민들의 관광소득을 높일 수 있는 특색 있는 관광개발정책을 세우기 위해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창선연륙교 개통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 이르렀지만 우리의 손에 쥔 뚜렷한 개발대책은 한 가지도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최근 남해군이 발표한 창선연륙교주변지구 개발사업 계획에도 연륙교주변에 대한 대책만 있을 뿐 또 하나의 관문인 우리 지족지구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행정당국에 참으로 섭섭한 마음을 감출 길 없다. 그 동안 우리가 꿈꾸어온 지족지구의 개발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우리는 다시 한번 행정당국에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우리는 지족지구 개발을 위한 추진위원회 창립총회를 시발점으로 그 동안 행정당국이 배제하고 소외시킨 우리 지족지구에 대한 관심을 새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임을 천명하면서 남해군에도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결의>
하나, 우리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족지구의 발전을 위해 화합하고 단결한다.
하나, 우리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족지구의 발전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한다.
하나, 우리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족지구의 개발을 위해 기여하고 투쟁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남해군은 수산자원보전지구에 포함된 지족지구 육지부를 전면 해제하라!
하나, 남해군은 창선연륙교시대에 대비한 지족지구의 개발계획을 즉각 수립하여 시행하라!
하나, 남해군은 낙후된 지족지구의 개발을 위한 장기종합개발계획을 즉각 수립하라!

2002년 8월 27일

지족지구 개발을 위한 추진위원회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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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채 추진위원장은 남해군이 지족지구에 대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여 줄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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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용채 지족지구개발추진위원장
"우리가 살길을 찾아 나선 겁니다"

▷주민단체를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는 오래도록 남해군의 개발정책에서 소외돼 지역발전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왔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우리가 살길을 우리가 찾아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군의 개발정책에서 소외됐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우선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해양수산부와 남해군이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약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키로 한 지족어촌체험관광마을 조성사업이 1차년도 사업계획 7억3000만원만 투입하고 더 이상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2차년도 3차년도 사업을 계속 추진하지 않는다면 어촌체험관광마을 조성사업은 사실상 빛깔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7억3000만원으로는 관광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개발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연륙교 개통에 준비하여 남해의 동쪽관문인 지족지구에 대해서도 개발계획이 수립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지만 남해군이 이번에 발표한 창선연륙교주변지구개발사업에는 지족지구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습니다. 우리는 연륙교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남해군은 창선 뿐만 아니라 지족지구까지 포함한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촉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우선 우리 주민들의 요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군수와의 면담을 추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는 우선 동부해안도로 개설과 매립에 따라 새로 조성된 땅이 수산자원보전지구로 묶여 있는 것을 풀어 개발촉진지구로 만들어 줄 것과 이 개발 가능한 땅에서 주민소득을 올릴 수 있는 관광지 개발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달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군청마당에서 시위를 한다든지, 창선대교 통행을 막는 등 강력한 집단행동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주민들의 피해도 각오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우리는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영원히 낙후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희생도 치를 각오가 돼 있습니다. 

▷지역이기주의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물론 우리 삼동면 동천 물건지구에는 대형 정책사업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기주의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겠으나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지족에 직접 와서 보신다면 우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기주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어촌체험관광마을 조성을 위해 80억원 투입이라는 장밋빛 환상만 심어놓고 예산편성 중단이라는 날벼락을 맞고 가만히 앉아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대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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