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어떻게 될지 모른다…지금 팔아라 주민‘유혹’

한려대교 건설 논란 이후 최근 조선산업단지 조성 소식에 서면 일대와 인근 배후지에 또다시 부동산 투기 바람 조짐이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최근 주민들에 따르면 서면 정포·회룡·노구·유포 지역 일대 100만평 규모의 조선산업단지가 오는 2012년 말까지 완공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동산업자 및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한 ‘알박기’와 ‘되팔기’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개발바람이 불면 제일 먼저 부동산업자나 투기꾼이 달려들어 ‘알박기’(땅에 황금알을 박아놓고 대박으로 부화하기를 기다린다는 부동산업계의 은어)와 ‘되팔기’가 일어나 본 사업이 진행되기도 전에 차질을 빚게 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에 의하면 주로 개발 예정지의 일부만 구입한 뒤 매각을 거부하고 버티다가 시중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일명 ‘알박기’와 ‘되팔기’의도로 보이는 전화가 최근 들어 부쩍 잦아졌다.

내 놓은 땅이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다는 한 주민(서면 정포)은 “과거 한려대교 건설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땅을 팔았던 사람들은 모두 이득을 봤다”면서 “조선소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이왕 팔 땅이라면 웃돈을 드릴 테니까 지금 팔면 오히려 이득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한 주민은 “자동차를 몰고 온 외지인들이 여기가 조선소가 들어선다는 곳입니까”라고 묻고 “혹 인근에 내놓은 땅이 있는지를 자세히 물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포마을 서성유 이장은 “마을 주민들에게 땅을 팔라는 전화가 자주 오는 것으로 알고 있고, 조선소 부지가 여기냐고 묻는 외지인을 접하게 되지만 실제로 사유재산이고 특조법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러나 주민들은 남해발전을 위해 지방산업공단 조성에 대한 동의서까지 작성해 별반 거래는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과거 한려대교 열풍으로 이미 투기꾼들이 올려놓은 땅값(평당 10∼15만원)이, 또 한번 투기열풍에 휩싸이고 있는 듯하다.

자칫 사업에 돌입하기도 전에 부동산 투기가 주민들의 기대심리와 땅값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지 우려된다.

조선산업단지조성 소식이 알려진 후 농사나 이주 목적으로 대지나 토지를 구입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조선산업단지가 조성될 이들 지역 외 인근 배후지에도 투기 바람이 점차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서면 현촌 주민에 따르면 조선단지 조성 소식 이전 평당 2만원에 불과했던 땅들이 부동산을 찾는 투기꾼들로 인해 5∼10만원까지 올랐다.

조선산업단지 조성 소식이 인근 배후지인 고현면 일대의 부동산 가격 형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해당 부지와 인근 배후지의 부동산에 대한 법원 경매물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민자유치나 지역개발에 가장 큰 걸림돌로 높은 땅값을 지목해온 남해군은 앞으로 이들 부동산 투기에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앞으로 이 지역에 투기바람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선산업단지 조성 계획이 이미 알려져 농사 목적으로 땅을 사거나 이주 목적으로 대지를 사는 것은 믿기 어렵기 때문에 만약 거래가 발생했을 경우 검찰이나 경찰,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 관련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남해군은 조선산업단지가 들어설 3개법정리 8개마을 주민들에게 지방산업공단 조성 관련 주민동의서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투자자들은 ‘알박기’ 등이 두려워 은밀한 방식으로 토지 매입작업을 벌인 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방식을 주로 채택해 왔다.

지주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설명회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개발 대상 토지를 사들이는 방식은 드문 일이다.

이에 대해 한 군민은 “투기꾼의 ‘알박기’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어 조선산업단지 계획을 먼저 발표하고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적극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기꾼의 개입이 없는 한 필지별로 감정가격과 실거래 가격이 적절히 고려된 매입가격 제시가 실질적인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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