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이미지 부각ㆍ효(孝)도 관광 상품 및 인프라 구축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며 한해 전국적으로 약 1176개의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중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지역축제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자체마다 축제를 통폐합하는 등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제3회보물섬마늘축제는 1∼2회 축제보다 많은 관광객과 군민이 몰렸지만 문화관광부 지정 축제나 세계적 축제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3회 축제를 성황리에 치른 현 시점에서 보물섬마늘축제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고민한다.<편집자주>

일반적으로 축제의 성공여부는 볼거리나 체험거리, 먹거리 중 한 분야에서 하나만 제대로 된 메인 상품(테마)이 기획, 개발돼도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고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이런 측면에서 ‘잘키운 축제 하나 열 공장 안 부럽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기도 한다.


그러나 관광객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주된 볼거리 하나도 개발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동네잔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된 볼거리, 체험거리, 먹거리를 찾는 독특한 기획력이 문제다.


마늘전시장을 메인 볼거리 장으로

함평군의 경우는 메인 볼거리가 21세기 환경문제와 결부돼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예다.

함평군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불러들일 수 있는 좋은 볼거리인 나비를 테마로 ‘어린이 날’에 축제를 벌이고 있다.

공해와 환경오염으로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나들이를 계획하는 자녀를 가진 부모에게 나비축제는 기본적으로 매력적인 상품이다.

또 나비는 21세기에 주목되는 분야인 환경과 결부해 국제적인 축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소재임에 틀림없다.

함평군은 올해 이러한 소재로 9회 축제를 열어 6일간 약 120만명을 끌어 모았고 청정이미지를 부각시켜 판매한 농산품을 포함한 경제 효과는 약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인 볼거리가 환경문제와 결부돼 성공한 사례다.

보물섬마늘축제의 소재인 마늘은 볼거리로는 다소 미흡하지만 21세기 화두인 건강(기능성) 및 환경문제와는 밀접하게 닿아 있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물섬마늘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조명 받고 있는 마늘 또는 마늘을 이용한 가공식품 소개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 마늘주산단지를 대표하는 마늘상품의 전시 및 소개의 장으로 볼거리(마늘전시장-세계 엑스포 수준)를 더욱 확대했으면 한다.

이와 함께 장수이미지를 부각하고 효(孝)의 개념(효도 관광)을 활용한 홍보마케팅을 펼쳐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적극 끌어들이는 조직적인 홍보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수의 이미지와 마늘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남해마늘 판매에 나서는 방안을 강구하고 축제기간 동안 효도관광을 실현할 수 있는 관광상품 등 인프라도 구축해 보물섬 마늘축제를 차별화 시켜 나가야 한다.

볼거리에서 체험거리 위주로

지역축제의 흐름은 과거 시각적인 볼거리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을 살린 체험과 참여 위주의 축제로 변화하고 있어 지자체마다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과거 볼거리, 먹거리(특산물 장터) 중심의 축제는 관광객이나 주민의 참여 없이 스쳐 지나는 이벤트성 행사 또는 전시 수준에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형 대표축제인 보령시 7월 머드 축제의 경우 체험 축제(해수욕, 갯벌)를 선호하는 국내외 체험객의 수요가 해마다 늘어 올해는 7만여명의 외국인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러한 축제를 통해 서해 바다 진흙을 가공한 19종류의 머드 화장품을 개발, 지난해에만 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머드 체험이 상품으로 개발된 것이다.

보성군은 올해 녹차를 볶는 가마솥을 지난해보다 배인 60개를 설치하는 등 매년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시켜 나가는 대표적인 경우다.

이러한 노력으로 힘입어 보성군은 올해 녹차 홍보를 위한 다향제 기간(5.4∼7)에 100만명이 보성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고, 6억원을 투자한 축제가 250억원의 부가가치를 올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축제는 즐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측면에서 관광객이 즐길 체험거리가 축제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이런 면에서 이번 보물섬 마늘축제 뗏목타기 행사에 참여한 한 관광객이 “먹고 노는 축제도 좋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체험거리가 더욱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보물섬마늘축제의 대표적인 체험거리로 무엇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

한 군민은 밭떼기 경매를 통해 관광객이 직접 밭마늘을 수확해 가져가는 체험행사와 마늘 먹은 관광객 민속씨름대회를 제안했다. 

또 일부 군민은 올해 시연된 가마솥에 마늘 쪄 먹기, 가족끼리 모닥불에 마늘 구워먹기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물섬마늘축제의 대표적인 체험거리 개발을 위해 지난 축제의 체험거리를 되짚어 보고 제4회 축제에 가능성 있는 체험거리를 시도하는 등 특화된 체험거리 개발에 집중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대표 먹거리 개발해야

자동차의 보편화와 생활의 질이 높아지면서 먹거리 위주의 축제는 점차 퇴색되고 있다.

지역축제 중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축제는 1월 혹한을 이용한 먹거리 축제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산천어축제는 단순히 산천어구이나 산천어회가 특별히 유명세를 타서라기보다 올해는 이색 홍보마케팅으로 125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서울 청계천에서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게 하고 즉석에서 산천어요리를 맛보게 한 것이 주요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축제를 통해 지역 먹거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기도 하고 먹거리를 통해 축제가 알려지기도 하지만 어째든 먹거리는 경제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축제의 중요 요소다.

마늘백숙, 마늘갱, 마늘엿, 마늘죽, 마늘주 등 마늘을 이용한 먹거리 개발을 통해 지역의 대표적 먹거리가 제4회 축제에는 소개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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