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구 문제인지 이상난동(異常暖冬)인지 아직 원인‘불명확’

올해 마늘 작황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종자마늘로 유입된 창녕산 종구 중 일부에서 불결구 엽상화 마늘(일명 스폰지 마늘)이 생산돼 해당 농민을 울리고 있다.

앞으로는 지리적표시품으로 등록된 남해마늘의 관리를 위해서도 외지마늘 종자 유입 및 남해마늘 종자 반출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뒤따라 할 것으로 보인다.

군내에 종구용 외지마늘이 공식적으로 반입되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부터인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약 200∼300톤(농협 약 230톤, 기타 상인ㆍ개별 구입 등) 이상의 종구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종구용으로 유출되는 남해마늘은 약 2000∼3000톤(농협 약 1100톤, 기타 상인ㆍ개별 판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최근 군내에서 불결구 엽상화 마늘(일명 스폰지 마늘)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고현 도마ㆍ서도마, 남면 당항 일대에 종자용으로 사용된 마늘은 대부분 창녕산 마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해 군내 농협에서 종구용으로 반입한 창녕산 마늘은 약 254톤(동남해 124톤, 새남해 130톤, 기타 상인 및 개별농가도 상당 구입 등)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부 농가에서 생산되는 스폰지마늘은 이들 창녕산 마늘 종구(254톤) 중 일부인 약20∼30톤(농협, 상인, 농가 개별구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지난 26일 현재 스폰지 마늘 발생내용을 살펴보면 새남해농협 도마분소 관내 약 32농가 4.4ha(상인 및 농가 직접 구입 부분 포함)에 필지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90%까지의 스폰지마늘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경매장으로 가야 할 마늘이 쓰레기 수거 차량에 실리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0일 도마 버리들에서 수거되고 있는 스펀지 마늘.
또 동남해농협 남면지소 관내에도 9농가 1.5ha에 필지에 따라 최소 20%에서 최대 40%까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농협과 남해군은 스폰지 마늘 발생농가를 계속적으로 조사하고 있어 올해 스펀지 마늘 발생 추이는 이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종구가 당초부터 문제가 있었는지 아니면 이상난동(異常暖冬)에 따른 결과인지는 아직 정확치 않다.

당초 종구에 문제 있었나?

지난해 해남군 소재 농협이 약 200톤의 창녕산 마늘을 군내 농협보다 앞서 7월 초 종자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보이며 군내 농협은 7월 15일 경 상인을 통해 종자용 창녕마늘 구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된다.

참고로 창녕군에서는 매년 스페인 마늘 85%와 중국조생종 15%가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예년과 달리 이미 해남농협이 7월 초 많은 물량을 종자용으로 사들였기 때문에 군내 농협은 물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지난해보다 약 700∼800원 가량 비싼 값(최고 2700원 이상)을 치르고 창녕산 종자 마늘을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이 점을 고려해 창녕산이 아닌 마늘이나 중국산 마늘 20∼30톤이 막판에 들여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본지가 확인한 결과 이들 마늘도 창녕 소재 농협 경매장에서 경매를 통해 유입된 물량인 것으로 확인돼 창녕산 외 마늘이 유입됐을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하지만 새남해농협의 경우 7월에 들여온 100여톤의 마늘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고 8월에 유입된 10∼20여톤에서 주로 스폰지 마늘이 발생했기 때문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와 관련 농가에서는 이 마늘 20여톤은 육안으로도 1차 물량(100여톤)보다 종구로서 가치가 다소 떨어져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상난동(異常暖冬) 때문인가?

충청북도농업기술원(마늘특화작목산학연협력단)에 따르면 정상적인 구를 형성하지 못하는 불결구 엽상화 마늘(스폰지 마늘)은 재배 중 이상난동(異常暖冬)과 단일조건 또는 종구를 높은 온도에 보관했을 경우 잘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5년 전부터 창년산 마늘을 종구로 사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겨울철이 대체로 따뜻했다는 것과 봄철 이상고온에 따라 많은 양의 스폰지 마늘이 생산됐을 것이라는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더 높다.

또 94년 중국산 마늘이 종구로 사용됐을 당시 겨울 온난화로 스폰지 마늘이 다량 생산된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겨울이 따뜻하면 작황이 좋고 수량도 증대하는 반면 스펀지 마늘 생산량도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도 종구용으로 반입한 창녕산 마늘(약 254톤) 전체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8월에 들어온 마늘물량(약-30톤 새남해의 경우)에 집중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농가, 마늘농사 한해 한번인데‘억울’
농협, 관련 대책 마련할 예정

농가 입장에서는 올해 전반적으로 작황이 좋아 내심 1등급 마늘을 기대했지만 스폰지 마늘이 논밭을 뒤덮자 해당 농가에서는 한해 농사를 망쳤다며 억울해 하고 있다.

지난 30일 스폰지 마늘 수거에 나선 도마마을 한 농가(700평중/200평에 스펀지 마늘 발생)는 “농협인들 스폰지 마늘인지 알고 샀겠는가 마는 종도 안나오고 뽑기도 어려운 스펀지 마늘이 우리 전답에서 나올 당시에는 1년 농사를 망쳤다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며 “올 같은 작황에 아쉽다”고 말했다.

농협은 스폰지 마늘 수거에 나서며 정확한 원인과 피해량을 현재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일정 부분 기준을 마련해 보상에 나설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kg당 2700원에 구입해 농가에 2300원에 지원한 마늘이지만 일부 농가가 스펀지 마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돼 유감스럽다”며 “원인 분석과 수거 작업이 끝나는 대로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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