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삼 향우,‘내고향서 옥동자 낳게 해달라’공식 입장 표명

남해군에 이르면 3년 내 거제도의 삼성(약 100만평), 대우(130만평)조선과 맞먹는 수준인 100∼150만평 규모의 대규모 조선산업단지가 서면 중현지구 일대에 군민기업 형태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 1970년대 초 국내 모 기업(현재 거제도 장승포 소재)이 남해군에 둥지를 틀기 위해 접촉해온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대규모 조선산업단지 조성 계획은 박정삼(52ㆍ재부산향우) 현 백송종합건설 회장이 지난 11일 서면주민 100여명이 서면사무소에 모인 가운데 열린 ‘조선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의향 설명회’에서 공식적으로 표명됐다.

이 자리에서 서면 정포 우물마을이 고향인 박정삼 회장은 “남은 인생과 모든 경험을 고향발전을 위해 올인 하겠다”며 “서면 유포에서 정포 앞 솔섬까지 이르는 바다(약 60여만평)와 육지(약 40여만평-범위는 마을주민과 협의)에 조선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백송건설 경영진까지 대동한 설명회에서 “사업결정에 앞서 몇 가지 사항을 검토한 결과 이 지역이 조선 입지로서 적합한 곳(수심 10m 이상 등)으로 판단했다”며 “조선 관련 산업단지는 남해군민기업 형태로 조성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현재까지 알려진 조선산업단지의 남해군민기업 형식은 백송건설과 남해군, 군민 등이 지분(주식)을 갖는 제3섹터 방식이다.

고향 남해에 조선사업을 결심한 것과 관련 이날 박 회장은 오래 전부터 우물마을 위 선산에서 광양항을 보며, 고향발전을 고민해 왔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고향 선산(서면 우물마을 공동묘지)을 찾을 때마다 광양과 고향의 발전상이 한 눈에 비교돼 평소 마음 아팠다”며 “나름대로 투자 여력을 갖춘 기업인으로 성공한 지금, 고향을 생각하는 수구초심(首邱初心)의 마음으로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욕심이 있었다면 부지 매입을 끝낸 후 설명회를 가졌겠지만 주민들도 알다시피 고향에 땅 한 평 가진 게 없다”며 “모처럼 고향발전을 위한 이번 사업에 주민들도 욕심 없이 남해의 옥동자를 낳도록 협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하고 “만약 고향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할 경우 사심 없이 모든 사업을 접겠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남해군은 그동안 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여건상 어려움도 많았음을 시사하고, 이번 사업에 전 행정력을 쏟을 계획임을 밝혔다.

하영제 군수는 설명회 자리에서 “조선소 유치를 위해 관련 기업 관계자와 함께 10회 이상 현지답사까지 벌였지만 돌아가서는 ‘땅값이 너무 높다’‘공업용수가 없다’‘인력과 기본 인프라가 없다’등의 이유로 소식조차 없었다”며 “인연이 닿는 임자는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하군수는 또 토지, 도로, 공업용수 등 불리한 조건에도 잘 사는 고향을 물려주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향우의 이번 사업이 차질 없이 성공해 남해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군민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토지 매매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주민들도 이날 고향향우의 조선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이번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만진 광양만권어업피해대책 위원장은 “1969년 호남정유를 시작으로 그동안 광양항이 개발되면서 남해군민들은, 특히 서면지역 어민들은 피해만 입어 왔다”며 “앞뒤 가릴 필요 없이 남해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태정 성명초 교장은 “학생수가 부족해 서면지역에 하나 남은 학교도 앞으로 유지될지도 의문”이라며 “조선단지가 조성되면 교육문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곽선휴 한수연남해군연합회 회장은 “어민 입장에서 바다를 없애는 만큼 바다를 돌려달라 주장하고 싶지만 고향 향우가 남해발전을 위한 뜻에서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뭐라 말하기가 힘들지만 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군민들은 본지여론조사에 나타난 것처럼 이번 조선산업단지조성에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자칫 토지보상문제와 어업권 소멸보상, 마을이주, 공유수면매립인허가, 환경영향평가 등의 난제가 걸림돌이 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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