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월대보름, 굿은 날씨가 예상된다는 기상예보에도 굳이 남면 선구마을을 찾아 줄끗기놀이 재현을 보고 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던(?) 필자는 예상치 못한 아쉬움을 하나 더 경험해야 했다.
기상 악화로 줄끗기는 취소됐고, 대신 선구줄끗기 전수회관 준공식에 참가해 살펴본 회관의 면면이 의아할 정도로 허전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건물과 조각 공원을 방불케 하는 기념 공원은 가난한 군 행정과 더 찢어지게 가난한 마을 주민들의 살림으로는 어림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 흔한 관련사진 한 장 볼 수 없는 전수회관은 여느 마을회관보다도 재미가 없었다.
전수는 자라나는 세대와 후학들을 위한 것일진대, 전수회관의 면면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교육할 만한 그 어떤 준비도 하고 있지 않는 듯 하다.
마을의 자산이지만 크게 보면 우리 군민 모두의 자산이기도 한 문화재를 전승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회관 건립으로 이어져 열악한 재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전수회관을 건립한 어른들의 노고와 열정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목 좋은 장소를 차지하고 있는 전수회관이 잘만 하면 또 다른 관광 명소와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욕심이 아쉬움을 더욱 크게 했다.
이제 앞으로의 운영과 관리에 전수회관의 앞날을 맡겨야 할 때다.
작지만 내실 있는, 소박하지만 알찬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보존회와 행정, 군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