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내에는 문화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작 제대로 잘 아는 이는 없고, 밖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주민들 중 모르는 이는 거의 없는 유·무형의 소중한 문화재와 전설 등이 많다. 이에 남해를 진정한 보물섬으로 만드는 소중한 우리의 재산을 찾아 함께 알아가고자 한다. 더 나아가 더욱 잘 가꾸고 지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보자. <편집자 주>


물건방조어부림은 지금

제2의 숲 조성 예정
부녀회 실질적 관리 맡아

물건마을이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살기좋은지역만들기 대상지역으로 선정돼 예산을 지원 받게 되자 물건 숲에 대한 보존 의지에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숲의 연식이 오래돼 단순한 보호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으며 숲에 새로 자라나는 어린 나무들은 거목들이 드리운 그늘로 인해 원활한 생장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숲과 가까운 밭에 제2의 숲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숲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새로 조성되는 숲은 보다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숲 가운데 인도를 따로 조성하는 등의 방안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한편, 현재 숲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이들은 마을 주민들로 특히 마을 부녀회(회장 전미아)가 조를 편성하고 주기적으로 숲 주변 정리를 하는 등 기본적인 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이들은 숲 구석구석을 살피며 나무의 상태까지 관찰해 남해군 담당자에게 보고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훼손하지 못하도록 감독하고 있다.


 

 

 

 

 

 

▲ 이민득(물건마을 이장)
“숲을 경외하는 마을 주민들의 인식은 물건마을에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늘 가까이 있는 숲이지만 함부로 대했던 적이 없다. 이번 물건마을이 살기좋은지역만들기에 선정돼 물건방조어부림 보존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숲 옆의 길은 인도로 꾸미고 제2의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밑줄 쫙!

물건방조어부림은...

물건방조어부림은 삼동면 물건마을에 소재 한 초승달 형태의 해안 가 숲 7000여 평에 60여종의 나무 1만 그루가 길이 1.5㎞, 너비 30m로 숲을 이루고 있다.


이팝나무, 참 느릅나무, 백동백나무 등 희귀종을 비롯한 다양한 수종의 낙엽수와 상록수가 숲을 이루고 있다.


지난 1962년 12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됐으며, 지난해에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제4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 대상지 시민공모전에서 ‘잘 가꾼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00여 년 전 전주 이씨 무림군의 후손들이 마을에 들어오면서 숲이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19세기 말, 숲의 일부를 벌채하자 폭우가 불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난 이후부터는 더욱 숲을 신성시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숲을 해치는 이에게 백미 5말에 해당하는 벌금을 책정하는 등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당산나무로 오랫동안 마을을 지키던 숲 중앙의 고목이 10여 년 전 동제 때 피운 촛불에 불타 지금은 나무의 흔적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태다.


마을 주민들은 불에 탄 당산나무를 대신할 나무를 현재 당산목의 위치에 다시 심을 예정이나 본래의 나무도 그대로 둘 것이라 한다.

조기자 물건방조어부림 만나러 갑니다


자연과 인간의 하모니


숲의 전경을 보기 위해 꽤 높은 자리에까지 차를 끌고 올라가자 숲뿐만 아니라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남해군 내에 소문난 부자 동네 물건마을.

있는 자들의 거들먹거리는 여유가 아니라 너그럽고 아늑한 여유가 묻어나는 마을의 모습이다.

아직은 잎을 틔우지 않은 숲은 분명 앙상한 가지들일텐데 무성한 여느 나무들 못지 않게 그득한 것이 1만 그루의 나무숲이라 과연 다르다.

숲 아래로 내려가 나무를 올려다보는 필자는 동네의 무서운 어르신을 맞닥뜨린 아이처럼 기가 죽는다. 거목의 기상이 예사롭지 않다.

올려다보던 눈을 꿈뻑이며 고개를 떨군 필자에게 나무를 타고 오르던 앙증맞은 넝쿨식물이 인사를 한다.

필자의 기를 죽이던 나무는 거의 죽어 가고 있었던지 나무 둥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과수술 터가 안쓰럽다. 나무뿌리에서부터 올라오던 멋모르던 넝쿨 식물이 주춤거리며 수술한 자리에 막 올라앉는다.

나무를 살리려는 인간의 마을을 알아주고 보듬어 주는 듯한 자연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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