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유소년 축구 이대로 좋은가 


올 한해 남해군 유소년 축구선수들의 두드러진 활약은 지역의 위상을 높이며 더불어 군민들을 마음까지 뿌듯하게 했다.
그러나 좀더 들여다보면 초등학교 축구 선수들은 진학할 시기가 오면 으레 지역을 떠났고 군내 유일한 중·고 축구부가 있는 해성학원은 다른 지역의 선수들을 스카웃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유소년 축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여론과 관점도 다양하다.
이에 지역의 여론에 귀기울여 보고 지역 유소년 축구의 바람직한 발전방향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남해초·해양초 축구부 통합 여론

현재 남해군에는 남해초등학교와 해양초등학교 축구부가 2개 존재한다.


인구 감소로 어린이가 줄어 각 지역의 초등학교들이 통합 바람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읍내 위치하는 남해초와 해양초 사이에도 조심스럽게 ‘언젠가는’통합되리라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여론이 불거지고 있으나 두 학교의 오랜 경쟁 구도로 인해 누구도 쉽게 나서서 말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예민한 사안이다.


축구부 통합 여론도 같은 선상에 있다.


지역의 한 축구 관계자는 “두 축구부의 통합 당위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논의는 각 교 동창회, 학교, 학부모 등 역대 두 학교 출신들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해야 하는 만큼 거의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축구부 통합의 당위성은 행정의 지원과 지역의 관심을 한몫에 집중시켜 지역의 인재로 육성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관계자들은 같은 목소리로 한 곳에 갈 지원이 양분돼 지원 효과가 분산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처럼 선수 육성을 위해 통합의 당위성은 다같이 인정하고 있으나 지도자 선정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사안들이 자칫 민감한 문제로 발전할 소지가 있어 통합 문제는 현 시점까지 ‘그림의 떡’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다는 큰 틀에서 관계자들이 숙고해야 할 사안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 크는 아이들


유소년축구에 관한 지역 여론 중, 타지로 나가는 선수들을 지역에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해성학원축구부라는 축구선수로서의 진학 길이 열려 있어 이같은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성축구부는 창단 2년 만에 각종 대회에서 기존의 축구 명문들을 누르고 상위의 성적을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스포츠파크 등 시설 인프라도 충분하고 특히 전지 훈련팀이나 각종 대회를 통해 축구 관계자들과의 접촉도 용이해 아이들을 키우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남해군민들의 축구사랑도 유난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이들과의 자연스러운 유대와 관심도 무시하지 못할 이점이다.


또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축구대회를 축소 방침은 지역 축구 선수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현 대회들이 축소돼 주말 리그제로 전환되면 대회가 열리는 지역으로 축구 관계자들이 모여들어 각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고, 우수 선수 선발을 위해 학교 이름이 아닌 선수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학부모들 입장은 좀 다르다.

해성이 성적을 내고는 있지만 신생팀인 만큼 전통성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한국 축구 교육의 시스템에서라면 보다 ‘큰 물’에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남해초 축구부의 한 학부모는 “지역으로 진학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아이나 부모 입장에서 여러 다각적인 생각 끝에 가장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길을 모색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해성과 초등학교 축구부간에 보다 적극적이고 내실 있는 대화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남해초 축구부의 경우 9명의 6학년생 중 5명은 진주, 2명은 서울, 나머지 2명이 해성으로 진학해 지역으로의 진학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초등 축구부 관계자들은 해성의 스카웃 노력이 타 지역 축구부에 비해 부족하다고 평하는 반면, 해성 측 관계자들은 경기 때마다 응원을 다니는 등 관심을 보여도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해성고의 김태영 감독 역시 “지역 관계자들을 한데 모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관계자들간의 보다 적극적이고 열린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남해군 유소년 축구의 바람직한 방향

남해초와 해양초의 통합 여론에 대해 한 축구 지도자는 오히려 유소년 축구선수의 저변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며 클럽 축구로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초등학생은 집중 육성 대상이 되기에 시기적으로 이르다는 지적에서다.


그러나 이미 엘리트 축구를 표방하며 설립된 현 초등축구부는 클럽축구의 관점으로 접근하기 보다 효과적인 선수 육성의 측면에서 논의되는 것이 옳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클럽 축구로 흩어질 경우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또한 지역을 불문해 선수를 스카웃하고 있는 현 초등 축구부는 이미 학교의 간판 문제를 떠나 지역적 대의의 관점에서 논의 되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결국 ‘아이들을 위한다’는 대의를 향한 양측 관계자들의 늦지 않은 용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해성축구부와의 원활한 진학 구조가 이루어져 지역의 이점을 지역 선수들이 십분 활용한다면 선수나 학교, 지역 전체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다.


결국 인구도 경제력도 집중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지방의 여건을 감안한다면 축구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전 군민의 역량과 중지가 하나의 큰 뜻으로 모아져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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