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간담회 ‘진전 없는 소모전’으로 끝나

▲ 지족지구 추진위 박동종 사무국장이 통합추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삼동면지역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이 지족과 동천(물건) 지구의 서로 상반된 통합 조건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불투명해졌다.

지난 15일 삼동면사무소에서 열린 삼동면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위원회 간담회에는 주효공 교육장, 하영표 삼동면장, 지족(위원장 오봉섭)과 동천(위원장 박종승)지구를 대표하는 추진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두 추진위에서 모아진 의견을 상호 교환하고 구체적인 통폐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지족과 동천 추진위는 서로 통폐합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동의했지만 세부적인 통합조건에 있어서는 똑같이 ‘통합 초등학교만은 유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사실상 통폐합 논의 자체가 무색해졌다.

논의에 앞서 주효공 교육장은 “지역 이기주의를 뒤로하고 먼 훗날 삼동면 발전과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깊이 고심해달라“고 주문하고 “2005년 3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삼동면내 출생아수가 10명 이하인 것을 볼 때 앞으로 1면 1교를 살리지 못하고 두 학교 모두 없어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먼저 동천지구 추진위는 학교의 오랜 역사, 확장 가능한 공간 확보, 학생수, 교육환경 등을 참작해서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학교 중심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면서 삼동초 위치에 통합 초등학교가 유치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반면에 지족지구 추진위는 행정과 교통의 중심이 되는 면소재지에서 인성교육의 기틀을 다질 수 있는 차원에서 중학교는 삼동초에 두고, 초등학교는 면소재지인 지족초에 두되, 교명은 포기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또 학교 통합이 이뤄지면 관내 초등학교 졸업생의 통합중학교 전원 진학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민과 동창회 차원의 서명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두 지구 추진위가 무조건 초등학교는 자기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자 교육장은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으로 가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1면 1교 유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동천지구 박종승 위원장은 “통폐합 대상이 아닌 초등학교는 그대로 두고, 중학교만 논의 대상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 ‘진전 없는 소모전’으로 다시 만나는 일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경용 물건중 운영위원장은 “학교 통폐합 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의견은 배제된 채 지역경제나 동창회 등의 입장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경우”라고 지적했다.

‘통합 초등학교’만은 유치돼야 한다는 두 지구의 입장에서 한 치의 양보가 없는 한 학교 통폐합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날 참석자들은 새로운 대안이 마련되면 다시 만나 협의하자는 데 합의하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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