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해역ㆍEEZ로 좁아진 조업지에 황금어장도 사라져

▲ 송백만 전 금포마을 어촌계장이 지난 13일 금포마을 포구에서 전남육성수면에 조업지를 절반 이상 잃었다며 손해배상청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메기가 제 철을 맞았지만 메기통발 어민들은 조업지가 없어 생계가 막막하다.

찬바람 불면서 금포마을을 비롯한 군내 500여 어민들은 본격적으로 메기통발에 나섰지만 조업지가 없어 바다를 헤매일 뿐, 예년 같은 어획고에 소득은 기대조차 하기 힘들다.

매년 이맘때는 제철을 맞은 물메기가 항포구 선창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탕과 회, 찜 등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높은 값에 거래된다.

메기통발 어민들에게는 일 년을 기다린 끝에 그야말로 한 해 살림을 지탱할 소득을 올려야 할 시기다.

그러나 어민들은 한일 배타적경제수역(EEZ)과 특정해역 등으로 이미 조업지를 잃은 데다 그나마 남아있던 황금어장조차 지난해 2월 전남육성수면으로 지정됨에 따라 조업지가 사라져 생계가 막막해졌다.

예년 같으면 128。선(해경업무 분장선)을 넘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황금어장(전남육성수면)에서 하루종일 물메기 조업에 나섰겠지만 전남육성수면 지정으로 이 해역에서 조업이 불가능해져 사실상 예년 같은 소득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고데구리 일제 정리ㆍ단속으로 메기통발이나 낙지주낙 등 어선어업 면허가 상대적으로 늘었지만 이처럼 주조업지(전남육성수면)가 사라져 올해 메기통발 등 어선어민들은 이래저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은 여수 어선어민들도 매 한가지다.
남해어민들에 따르면 여수 어선어업인들도 형망선을 끄는 일부 업자들 외는 육성수면과 그 보호구역에 접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겨우내 약 두어 달(50일간) 조업으로 한 해 살림을 사는 금포마을 메기통발 주민들은 특정해역 등으로 조업지가 이미 준 데다 이제 주조업지(육성수면)마저 빼앗겨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 바다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봉후 금포어촌계장은 “지난 12일부터 물메기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지만 황금어장인 바다(전남육성수면)가 이미 사라져 척당 1500만원 이상의 손해를 입게 됐고 이로 인해 올 금포마을 메기농사는 예년의 절반밖에 기대할 수 없어 한 해 살림살이가 걱정이라며 차라리 목숨을 건 해상시위를 벌이는 게 낫지 않느냐”고 대책을 호소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어쩔수 없이 세존도 인근 해역에 통발을 놓아 보지만 전남육성수면에 쫓겨온 각종 어선들이 이미 이 해역에 진을 치고 있는 데다 여수 배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좁아진 조업지를 놓고 업종간 어민간 분쟁만 빈번히 일고 있다. 

송백만(금포ㆍ메기통발) 전 어촌계장은 “총 3000틀 통발 중 ‘베데기살’(전남육성수면)을 뺏겨 약 1000틀 이상의 통발을 그대로 썩히고 있는 실정이고 그나마 세존도 인근에 통발을 설치하려해도 낙지주낙, 장어통발, 자망, 근해망, 멸치유자망 등과 여수 배들로 이미 자리가 없는 상태”라며 “일부 형망업자를 위해 육성수면을 지정한 정부의 탁상행정에는 애초부터 영세어민의 생계문제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분노했다.

조상 대대로 메기통발을 통해 자녀를 키우며 생계를 유지해온 금포마을을 비롯한 군내 메기통발어민들은 오늘도 새벽 5시 어구를 주섬주섬 챙겨 조업에 나서보지만 자꾸만 좁아지는 조업지에 한숨이 앞선다.

한편 남해어민들은 현재 육성수면 내 생산된 키조개는 1년산으로 유통이 어려울 뿐 아니라 채취시 30%가 폐사되고 있고 수심의 차이로 양식이 어려운데도 정부는 남해어민의 합의 없이 일부 지역ㆍ업종어민 소득을 위해 사전 사업성과 실효성 검토도 하지 않고 승인한 점을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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