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면과 이동면, 상주면을 접해 안으로 돌아드는 아름다운 만, 앵강.
남해군민들뿐만 아니라 타지의 관광객들도 달빛이 스민 앵강만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쉬이 잊지 못한다.
이렇듯 앵강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지명에 대한 궁금증을 호소하는 독자들이 많아 취재해 보았다.
아쉽게도 지명의 유래에 관한 다양한 설들을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확인하지 못했음을 미리 알려둔다. <편집자 주>


앵강만의 지명이 바다·호수·하천 등과 접해 있는 육지 부분을 칭하는 ‘연안(沿岸)’의 일본 발음인 ‘앵강’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앵강만은 행정구역의 명칭이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에 남해군의 큰 만인 강진만과 비교해 작은 만이라는 뜻으로 ‘애기만’이라고 통상 불려왔다고 알려져 있다.
공식 명칭이라고 할 수 없이 다만 입에서 입으로 불리다 일제시대에 연안을 뜻하는 앵강이라는 말로 대체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설이다.

그러나 일제 시대를 전후로 앵강만의 행정 명칭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남해군 행정과의 문서보관 담당자는 “고 문서를 일부 보관하고는 있지만 일제 시대를 전후한 행정 문서는 대부분 국가정보원 등에서 보관하고 있어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제의 잔재라는 이 설은 우연히 앵강이 일본말과 같을 뿐 그 이상의 상관 관계는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앵강만 인근, 용소마을의 80대 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앵강만이라고 불렀고 그 이외의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향토역사학자 김우영 선생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100년 전부터 앵강만의 명칭은 동일했다”며 일제 잔재로써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화계마을의 한 주민은 “앵강만과 접해있는 두곡·월포 인근 꼭두방에 비가 유난히 오는 밤이면 꾀꼬리 울음소리가 나 앵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고 말했다.
앵강만이 꾀꼬리 앵(鶯)과 물 강(江)으로 표기 돼 이와 같은 설도 일면 일리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도 떠도는 말에 불과할 뿐 정설이라 할 수 없다. 전설의 연도와 출처마저도 분명치 않아 앵강이라는 말이 만들어낸 전설일 수 있다는 것.

문화원 이호균 원장은 “우연에 의해 회자되는 일제 잔재라는 설과 그밖에 여러 전설들 중 어느 것도 단지 작은 가능성만 있을 뿐 분명한 것은 없다”며 “특히 일제에 의한 명칭이라는 추측은 자칫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어 정확하지 않은 설들은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앵강만 지명의 유래는 그 궁금증만큼 정체도 묘연해 지고 있어 지역 사학자들과 군민들의 꾸준한 관심 속에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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