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찌낚시의 수심층 계산법

초보자 낚시꾼이든 프로 낚시꾼이든 갯바위 포인터에 하선하면서 ‘여기 수심이 얼마나 되냐?’ 혹은 ‘몇 미터 주고 또는 몇 발을 주고 낚시를 해야 하는지?’를 가이드나 선장에게 제일 먼저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포인터에 하선하고서 가이드나 선장의 말을 철석같이 믿거니와 또는 가르쳐준 그대로 수심을 맞춰서 낚시를 해보면, 의외로 수심에서 판이하게 오차가 날 때가 있었음을 종종 느끼게 된다.
여름과 가을철 낚시는 수온이 높기에 밑밥에 현혹된 대상어가 밑바닥에서 상층으로 피어올라 있으므로 수심 조정을 잘못했다 하더라도 대부분 낚시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수온이 곤두박질하는 하는 날이거나 겨울철 또는 영등철 에는 정확한 수심을 파악해야만 한다. 밑바닥을 샅샅이 긁는 낚시를 해야만 대상어가 낚이고 손맛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정확한 수심을 판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편집자 주>

(1) 거리에 따른 수심층 계산법
예를 들어 미조면 범섬에 위치한 운동장자리 포인터에 진입을 했다고 가정을 한다면 직접 수심을 체크 해보면 포인트마다 변화무쌍한 거리별 수심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초보자는 가이드나 선장이 가르쳐 준대로 수심을 주고 낚시를 했지만 어쩐지 바늘은 허공에 뛰워져 하루 종일 잡어의 등쌀에 시달리다 짜증만 쌓인 채 낚시를 마감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수심 측정 방법은 비자립 막대찌를 쓰거나 찌낚시 채비에 고무가 내장된 구멍봉돌 5호 정도를 바늘에 끼워 던져보면 찌가 내려앉으면 스토퍼를 계속 올리는 간단한 방법으로 수심을 맞추면 된다) 내 경험으로 운동자자리는 발 앞에는 8m정도, 10m정도의 수심은 12m전후, 20m이상의 원거리의 경우에는 15m전후의 수심층을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마음속으로 원하는 거리를 계산 하여 찌밑 수심을 정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발 앞이 8m라고해서 20m전방에도 8m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2) 조류에 따른 수심층의 변화
바다는 민물과 다르게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진행 되면서 조류를 발생 시킨다. 물때를 살펴볼 때 조류가 센 사리전후와 조류가 약한 조금시 전후로 크게 나눌 수가 있는데 만약 조금시에 10m 수심을 주고 낚시를 했다 하더라도 사리때도 마찬가지로 10m 수심을 주고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즉 조류가 센 사리때는 2-3m 정도 더 수심을 주고서 낚시를 해야만 된다는 이야기다.

(3) 간조와 만조에 따른 수심층의 변화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진행되는 동안 해수면 높이도 2-3m씩 달라진다 한다. 서해안의 격포 쪽으로 낚시를 가보면 엄청난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만조 시에는 눈앞에 보이는 전체가 온통 바다인데 썰물이 진행됨과 동시에 서서히 드러나는 바닥에는 수많은 여들로 가득 차 있음을 보게 된다. 심지어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고기를 낚았던 포인터인데도 밑바닥을 확실히 드러낼 정도로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간조시에는 수심을 내리고 만조시에는 수심을 더 주는 먼저 한발 앞서는 머리 회전이 필요 한 것이다.

(4) 채비의 선택에 따른 수심층 의 변화
똑같은 포인터에서 같은 수심을 주고 두 사람이 낚시를 한다고 가정을 할 때, 한 사람은 자꾸 밑걸림이 생기고 또 한 사람은 아무 탈 없이 낚시를 한다고 하면 틀림없이 밑걸림이 심한 사람은 옆 사람보다 채비의 호수를 높게 쓰거나 채비가 무거울 것이다 . 즉 채비를 무겁게 쓰는 사람은 채비를 가볍게 쓰는 사람보다 수심을 덜 주고 낚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막대찌와 일반 구멍찌 채비의 수심도 구멍찌는 막대찌와 비교해 볼 때 미세하나마 조류를 받는 면적이 넓어 물속 채비가 완만하게 경사를 이루므로 수심을 조금 더 주는 게 일반적이다.

(5)목줄에 분납되는 봉돌의 크기에 따른 수심층 의 변화
똑같은 수심에 똑 같은 찌를 선택하여 사용한다고 가정을 하자. 하지만 목줄에 분납하는 봉돌의 크기에도 엄격히 수심의 차이를 보인다. 목줄에 분납하는 봉돌의 크기에 따라 수심을 가감시키는 게 현명한 낚시를 하는 것이다. 더욱 더 깊이 파고들어 가면 목줄에 분납하는 위치에 따라서도 수심층이 달라진다. 똑같은 봉돌이라도 바늘에 가까이 달수록 목줄이 조류에 덜 날려 수심이 낮아지고 도래에 가까이 달수록 수심을 조금 더 주어야 한다. 이렇듯 그날의 조과는 수심이 좌우한다고 해도 절대 지나치지는 않는 말이다. 찌낚시에서 수심만 이해한다면 어렵고 난해하다는 낚시의 반은 이미 배웠기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우리들이 고기를 낚고자 할 때 자꾸 실패를 반복하는 이유는 물 속의 환경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열악하거나 고기의 분포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고정관념이 새로운 이해나 시도를 가로막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해력의 부재는 곧 응용력의 부재로 이어진다. 현장에서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을 읽어내는 감각과 이를 끊임없이 머릿속에 그려내는 고도의 이해, 이를 토대로 한 응용력이 결국 조과를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초보자가 이해는 하지 못 한 채 고참꾼만을 따라하다가 허탕을 치는 이유를 신중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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