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부분 경남지방경찰청장 우수상 작

펑! 피유우웅” 여기저기서 폭탄이 날아다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1945 서울’이라는 드라마 속의 한 장면이다. 할머니의 표정이 어둡다.

“할머니 왜 이렇게 심각하세요? 난 아무런 느낌도 없는데.” “응, 옛날 생각이 나서...... 이 할미도 6.25을 겪었거든.” 어느새 할머니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언니 내가 더 먹으면 안돼?” “싫어 내가 더 먹을 거야.” 요즘처럼 고기와 갖은 야채를 섞어 주먹밥도 아니다. 맨밥에 소금 넣어 뭉친 주먹밥을 가지고 자매가 다투고 있었다. “으아아앙 왜 때려 손등에 피가 나잖아.” 고래고래 고함을 친다.

“어휴 불쌍한 것들... 전쟁은 언제 끝나고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는지...” 엄마가 안타깝게 말씀하신다. 그렇게 힘든 피난 생활은 1953년 고요한 어느 날 밤. 한반도 허리에 철조망이 놓이면서 막을 내린다. 이 전쟁 때문에 우리는 서로 등을 돌렸고, 지금까지도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위를 올려다보니 할머니의 이마에는 그 동안 고생했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주름살이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수경아 이제 늦었구나. 들어가 자거라.” 할머니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얼마 후 ‘오랜만에 인터넷으로 뉴스나 볼까?’ 무언가 특별한 소식이 없나 뒤지다가 북한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오는 8월 9일부터 11일까지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각 각 60가족이 참여하는 화상상봉을 실시한다고 한다.

직접 얼굴을 보고 만질 수는 없어도 서로의 목소리와 사랑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이산가족의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할머니 여기 좀 보세요.” “뭔데 그렇게 숨 넘어 갈듯이 부르는데 어디 한번 보자.” 컴퓨터를 가리키며, “할머니 직접 얼굴을 보고 만질 수는 없지만 컴퓨터로 이산가족이 얼굴을 볼 수 있데요.” 할머니께서는 손을 가슴에 얹으시며 평온한 표정을 지으셨다.

“6.25때 가족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미안하고 감사했는데 정말 잘되었구나.” “할머니께서 이산가족 상봉을 보고 흐뭇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한 단계 한 단계 오르내리는 것처럼 언젠가는 이 노력 에 ‘통일’이라는 찬란한 빛이 상처 입은 한반도를 포근히 감싸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꿈일지도 모르는 통일! 그러나 언젠가는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화합을 해서 손을 맞잡고, 빙글 빙글 강강술래 하며 원 없이 도는 날이 올 것이다. 달님은 나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언제 엿들었는지 산 넘어 환하게 한반도를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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