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 지나면 추석이다. 온가족이 오순도순 모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과식하여 위장이 탈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가까운 거리에 당직 의료기관이 있는 경우는 빠른 시간 내에 진료를 받으면 되겠지만, 가까운 거리에 당직 의료기관이 없고, 발병시간이 늦은 밤인 경우에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민간요법 중에 가장 흔한 방법이 손가락을 따는 방법이다. 오늘은 이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식체(食滯)란 말을 한자로 풀면, 식(食 음식 식), 체(滯 막힐 체)로 음식이 위장에 막혔다는 말이다. 아침 출근시간에 도심지 한곳에 교통체증이 발생하면 그 도심 전체가 교통마비가 생기듯이 갑작스런 과식으로 인해 위에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정체되면 위장관 뿐 아니라 인체의 기혈순환을 막게 되어 손발이 차가워지고 식은 땀을 흘리게 된다.

이런 경우 막혀 있는 한 곳을 뚫어주면 기혈이 순환되면서 막혀있던 음식물도 뚫리며 소화되게 되는데 이는 도심지의 교통체증이 생겼을 때 투입되는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관과 같다고 보면 되겠다.

소위 손가락을 따는 방법은 막힌 기혈을 뚫어주어 음식물이 정체된 것을 통하게 하여 주는 역할을 하니, 식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혈을 자극하는가에 따라 효과는 많은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민간에 널리 알려진 혈자리는 십선혈이다. 본래 십선혈은 좌우 10개의 손가락 말단 부위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혈자리로서 일체 급성병의 실신에 사용할 수 있는 응급혈이다.

개인적으로 식체에 추천하고 싶은 혈자리는 엄지손가락 손톱에서 2m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소상(少商)이다. 이 혈은 수태음폐경의 정혈(井穴)로써 폐의 기운이 응집되어 있으며 수양명대장경과 연결되어 소화기능을 주관하기도 한다. 이 혈자리를 소독된 바늘로 찌른 후 피가 흐르도록 한다. 이때 소독되지 않은 바늘을 사용하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그러나, 협심증 및 심근경색 등의 질환에서도 체한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처치 후에도 호전이 없다면 빨리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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