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처음 <금강경>을 설한 인도 기원정사에 20여 명 불자들의 <금강경> 독송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국대 전 이사장이자 조계종 법계위원장인 법산스님 일행이었다. 법산스님의 <금강경> 7만독 성만을 기념하며 이를 찬탄하는 법석이 현지 시간 1월 26일 오전 7시 인도 중부 마가다 사위성 남쪽 기원정사에서 봉행됐다. 

이번 법회가 특별한 것은 부처님 발자취를 쫓아 1월 20일부터 28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인도 성지순례에 나선 법산스님이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이사장 해성스님)의 장애인 불자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 3명, 청각장애인 2명을 포함한 20여 명이 순례에 나서 26일 기원정사에서 금강경 법회를 봉행했다.

법회는 장애를 가진 불자들을 위해 수어와 <점자 금강경>을 활용해 진행됐다. 20여분 동안 금강경 독송을 마친 불자들은 환희심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흰 종이에 흰 점자로 가득해 얼핏 백지로 보이는 <금강경>을 품에 안고 손으로 정성껏 읽어 내려가는 시각장애 불자들의 모습 자체가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법산스님은 장애인 불자들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다. 1988년 장애인 전법팀 원심회의 모태인 원심포교당을 설립해 해성스님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법회를 봉행하는 등 장애인 전법에 앞장서 왔다. 

법산스님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야말로 참다운 정토이자 불국토”라며 “장애인들이 걸림이 없는 순례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법산스님은 장애인 불자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깨달음을 추구하며 차별 없는 세상을 이룰 때까지 정진하자”고 수행을 독려했다.